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 여파가 우려했던대로 금융시장을 난기류에 빠지게했다. 주가가 어제 하룻동안 무려 71포인트나 떨어져 증시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고 채권값은 올들어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는가하면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율도 크게 뛰었다. 외평채 가산금리도 2.0%에 육박해 대외신인도도 급락하는 등 제2환란(換亂)이 다가오는 것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번 금융시장의 혼란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의 영향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 등이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했으나 무엇보다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와 구조조정 대책의 투명성 부족이 직접적인 핵심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우문제 이전에 삼성차 처리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아사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5대그룹중 하나가 '사실상 부도'위기를 맞았다는 발표는 전국민에 충격적이었다.
그런데다 대우측이 제시한 구조조정안이 정확한 부채규모가 공개되지 않았고 10조1천억원의 대출만기 연장과 4조원의 신규여신 지원으로 금융위기가 해소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아있는 등 명확하지 못한 것이 사태를 더 꼬이게 했다. 특히 채권단내에서조차 금융지원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등 대우문제의 처리가 처음부터 장애에 부딪히고 있는 것은 정부의 대우해법이 잘못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대우문제의 파장이 이렇게까지 커지자 정부는 대우그룹의 계열사 매각이 부진할 경우 채권단들이 채권의 출자전환을 통해 선인수 후매각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시키기로 방침을 수정했으나 이 또한 많은 난제들이 가로놓여있다. 대우문제는 정부가 처리의 시기를 너무 늦추었는데다 김우중회장이 벌써 경영책임을 지고 거취를 결정했어야 하는데도 전경련 회장직까지 맡도록 두었다는 것은 정부의 재벌구조조정이 헛돌고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제2환란을 초래해선 안된다. 그러려면 지금 닥치고있는 금융시장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외환위기에 대한 조기경보체제의 기능을 조속히 활성화시켜야 한다. 재벌구조조정을 투명하게 진행시키는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현재 대우의 경우, 문제로 부각된 대외부채는 해외투자를 하고 있는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대외자산 구조조정 대책도 확실히 해야한다.
무엇보다 대우문제가 가장 핵심요인인 이상 정부는 국민들이 의심하지 않게 먼저 대우와 관련된 부채내역을 소상히 밝히고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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