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가고픈 섬… 거문도·백도

입력 1999-07-23 14:14:00

태고의 전설과 아픈 역사를 안고 오늘도 쪽빛 융단위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백미 거문도와 백도 그리고 점점의 섬들.

여름이면 전국에서 피서 발길이 이어지고 낚시꾼들이 몰려 여름 합창이 떠들썩하니 벌어지는 곳.

전남 여수시와 제주도 중간쯤 자리잡은 거문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최남단으로, 왜구침략과 영국해군의 강제점령이라는 아픈 상흔과 유적을 간직하고 있다. 융단같은 쪽빛 바닷길로 달리는 거문도 뱃길은 싱그러운 여름바다의 설렘과, 보석처럼 박힌 섬들의 자태경연이 추억거리를 더해준다.

서로 마주보는 동도와 서도, 그 사이에 끼인 고도의 세섬으로 이뤄진 거문도는 참돔과 감성돔이 많아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 서도 수월산(128m)에는 밤길 40km를 비추는 국내최대의 거문도등대가 버티며 뭍손님을 반긴다.

행운이 따르면 거문도입구인 서도 북쪽 벼랑(鹿門)아래 바닷바람을 맞아 오색 물보라를 날리는 녹문노조(鹿門努潮)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으나 고요한 날이면 볼 수 없다. 또한 밤바다 고기잡이가 한창일 때 밤을 밝히는 홍국어화(紅國漁火)도 장관이다. 물맑은 서도의 덕촌리 유림해수욕장과 녹산등대 부근 서도해수욕장은 피서철 명소로 소문이 나있고, 이곳에서 밀쟁이라 불리는 생선회 맛 또한 일품이다.

거문도에서 유람선으로 바꿔 타고 가는 백도는 외부발길을 허용않는 무인도. 바람과 파도가 빚은 바위와 벼랑들이 천태만상을 자랑한다. 옥황상제의 아들이 귀양왔다 용왕의 딸과 눈맞아 세월을 잊고 풍류를 즐겼다는 전설이 서린 백도. 39개 무인군도로 상·하백도로 구분된다. 매바위와 서방바위·형제바위·석불바위등 바위마다 억겁 세월을 견디며 각자의 전설을 바람결에 전하고 있다. 수십미터의 깎아지른 바위섬에는 풍란과 쇠뜨기 흑비들기·감마우지 등 섬특유의 동식물들이 이방객의 접근을 낯설어 한다.

鄭仁烈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