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금융사태로 그동안 잠복했던 우리 경제의 악재들이 표면화하면서 제2의 경제위기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는 그냥 넘겨버릴 수 없을만큼 심상찮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모범생'이란 칭찬과 현정부의 자만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가 급등, 미국 재무부 채권기준으로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대우의 구조조정 발표에도 국제신용평가기관은 대우의 신용등급을 오히려 낮추었다. 외국의 투자가들은 한두달전부터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해 7월엔 무려 3억달러이상 빠져나가고 원화가치는 올들어 처음 1천2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우리의 대외신인도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모습은 97년 위기를 연상케한다.
그렇다고 우리경제의 앞날에 호재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국제원유값이 베럴당 20달러를 넘어서 그와 관련한 원자재값도 동반상승하면서 수출채산성의 악화는 물론 국내물가를 자극할 전망이며 더욱 걱정되는 것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예상으로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게다가 경기회복의 밑거름이 됐던 저금리기조도 무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수출부진.경기침체.물가앙등.경제위기로 진행될 것같은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 경제주체, 국민들 모두가 위기국면으로 가고있는 현실에 너무나 둔감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대우문제 이전에 매듭지웠어야할 제일.서울은행 매각문제, 삼성자동차처리 등을 너무 늦추는 바람에 외국투자가들로부터 한국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고 대우사태까지 겹쳐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이다. 정치권은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통합을 가져오기보다 소모적 정쟁으로만 시종하고있어 경제난극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인들은 경기회복을 타고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국민들은 과소비를 우려할 만큼 소비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해이한 상태로는 제2위기를 당할 가능성은 높다. 정부.정치권.기업인.국민들은 97년 경제위기를 당했을 때 금모으기로 국민적 역량을 결집시켰던 초심으로 돌아가야할 것이다. 정부는 선거를 의식한 인기몰이식 경제운용을 지양하고 정치권은 무조건 소모적 정쟁을 중지하고 경제위기 극복에 정치력을 모아야 한다.그러나 무엇보다 다급한 것은 기업인들의 시급한 기업구조조정의 실행이고 특히 대우그룹에 대한 금융지원과 구조조정 이행문제는 투명한 진행으로 외국투자가들의 불신을 사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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