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파룬궁...그 내공

입력 1999-07-23 00:00:00

백련교(白蓮敎)는 청조에서 창시된 종교적 비밀결사였다. 미륵불의 현신에 의한 구제의 신앙이지만 청조의 멸망을 예언했다해서 교주 유송(劉宋)의 처형으로 1796년부터 10년동안 농민폭동이 계속됐다. 이들은 향피우고 불공을 드리며 무공을 쌓은 것이 특징. 20세기 초입에서부터 부청멸양(扶淸滅洋)을 내세워 서양열강을 괴롭혔던 의화단운동의 바탕은 백련교다. 중국대중의 영웅인 황비홍(黃飛鴻)의 권법도 실은 의화권(義和拳)이 뿌리다. 중국당국이 날로 창궐하는 파룬궁(法輪功)을 마침내 사교로 규정, 전면단속에 나섰다. 파룬궁은 불교.도교적인 색채를 띠고 92년부터 대중에게 파고든 일종의 기공(氣功)이다. 4세때부터 불가와 도가의 고승들에 법력을 이어받았다는 창시자 리홍즈(李洪志)는 올해 48세. 호흡법을 통해 기를 생성해 내공을 쌓으면 일정기간후에는 초능력을 발휘해 병을 간단히 고칠 수 있는 등 온갖 신통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1억명의 수련자들이 39개의 최상부 조직, 1천900개의 하부조직, 2만3천개의 집회장소를 갖춰 국가 정보기관과 맞먹는 보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당국의 설명이다.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이들이 사회의 각종 불만.소외세력들과 결합했을 때 발휘할 수 있는 파괴력이다. 더구나 타이완당국이 창시자 리홍즈의 타이완집회를 허용하는 등 파룬궁 두둔에 나선 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1만여명의 수련자들이 베이징의 고위층 공관집결지 중난하이(中南海)주변을 둘러싸고 검거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침묵시위에 대경실색했다. 어느 나라에서든 소외.불만세력들이 양산되면 나타나는 세력들이 파룬궁류들이다. 중국은 이미 개혁.개방후 급격한 체제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온갖 세력들이 갈수록 두껍게 층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당국의 대응방식도 일단 파룬궁 뺨치는 내공을 쌓는 일일 것같다.

〈최창국 논설위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