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진술내용 신뢰도 의문제기로 경찰 수사 장기화 될 듯

입력 1999-07-20 00:00:00

신창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전적으로 그의 자백과 일기장 기록 등 '신창원의 뜻대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의 진술내용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돼 수사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경찰합동수사팀이 현재까지 밝혀낸 신창원의 행적은 20여건에 추가범죄 사실 또한 소액 현금과 차량 및 번호판 절도 등 '소소한 것'이 대부분이다.

경찰은 동거녀의 진술과 일기장 기록, 그동안 신고된 동일수법의 범죄 등을 토대로 신의 추가범행을 절도만 88건으로 보고 있으며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인질 강도사건을 제외한 피해금액만도 5억4천만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신고된 피해사례 등 공식적인 것만 묶은 것으로, 익명을 요구한 수사팀 관계자는 "청담동 인질강도사건 처럼 미신고 피해사례를 합칠 경우 전체 범죄건수는 100건이 넘고 피해금액도 최소 10억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경찰이 찾아낸 것은 실제 건수의 10분의1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그동안의 행적까지 밝혀내려면 앞으로도 상당기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수사본부 주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수사본부의 또다른 관계자도 "신창원이 비교적 수사에 협조적이다"면서도 "제시하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일일이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고 일부는 현장검증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며칠로는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해 수사장기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이는 경우에 따라 경찰이 자체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를 소홀히 할 우려를 낳고, 또 일부는 자칫 수사도 진행되지 않고 미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마저 제기돼 경찰의 향후 수사방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朴靖出·李相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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