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으로 성숙한 장애인들의 기저귀를 갈아 줘야 할 때 힘들지만 헤어질때 말못하는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의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요" 대구대 물리치료학과 동아리인 '또바기'회장 김희진(22·여·3년)씨 등 20여명의 회원들은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외면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늘 한결같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또바기'회는 한 학생이 단순히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93년 당시 대학 신입생이던 이승준(26·대구대 물리치료4년)씨는 재활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장애인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장애인 치료를 위해서는 장애인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씨는 무작정 물리치료사 선배가 있는 경북 고령 성산면 국제재활원을 찾았다.
중증장애인들을 돌볼 사람이 전혀 없어 일손이 귀한 국제재활원에서 그는 환영받는 존재가 됐고 틈날때 마다 찾아가 주방일, 식사보조, 목욕시켜주기 등 닥치는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몸은 그들과 함께 있었지만 전공 공부에 도움을 얻기 위한다는 목적이 있었음인지 마음만은 그렇지 못했다. 옴짝달싹 못하는 장애인들을 도와주는데도 그들은 승준씨만 보면 피하기 일쑤여서 고민에 빠지게 했다.
승준씨는 새로운 봉사활동 방법을 찾았다. '노력봉사'와 함께 그들에게 물리치료를 해주기로 결심한 이씨가 아픈 몸을 어루만져주면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장애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서로의 등을 밀어주면서 승준씨와 그들은 서서히 친구가 됐다.
승준씨의 같은 과 친구들도 하나 둘 뜻을 같이하기 시작했다. 어느 덧 20여명으로 늘어나자 지난해 2월 동아리를 결성했고 매달 두 차례 재활원에 가기로 정했다. 지난 해 여름방학때는 재활원의 '복덩이캠프'에도 함께 했다. 또바기회 회원들은 며칠간 장애인 친구들의 식사 수발에다 화장실가는 것까지 뒤치다꺼리 하다보면 녹초가 되지만 마음만은 뿌듯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해 연말에는 자신들의 용돈을 털어 사탕, 초콜릿 장사를 해 모은 30만원을 재활원에 전했고 매년 두 차례 대학캠퍼스에서 헌옷모으기 운동을 벌여 장애인 친구들에게 옷가지를 보내고 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여름캠프 준비에 바쁜 회장 김희진씨는 "봉사활동이 힘들고 어려워 이탈한 동료들도 있지만 6년여 동안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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