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사람들-경북대의대 천병렬교수

입력 1999-07-13 14:03:00

매년 세균성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이 나타나면 '방역관'으로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집단 식중독 발생때 마다 중앙역학조사반장으로 투입돼 활동하는 경북대의대 예방의학과 천병렬(千丙烈·44)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예방의학과 산업의학 전문의인 그는 요즘 각종 질병의 예방 근간이 되는 질병 발생양상과 그 원인을 탐구하고 관련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설계와 수행에 푹 빠져있다.

92년 호주 뉴캐슬의대에서 세계보건기구의 심장병 발생과 예방에 대한 역학적인 연구사업에 참여 하기도 한 그는 지금까지 학술논문·저서 등 총 91건의 연구업적을 가진 학구파로 의학계에 정평 나 있다.

그는 호주에서의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심혈관계 질환의 관리와 예방을 위한 연구회 부회장직을 맡아 관련 분야 연구에 열중하고 지역사회에서 심장병 예방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연구활동중 지난 97년 수행한 '대구시 관상동맥심질환 발생률 조사'와 '청송군의 고혈압 발생률 조사'가 지역 최초의 광범위한 발병률 역학조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자그마한 체구에 지칠 줄 모르는 그는 요즘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사회에 맞는 '보건 모델'을 만들기 위한 자료 수집과 정보화 작업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개개인을 만나 당장 증상을 완화시키는 임상의사 보다는 집단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더 보람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길을 택했습니다. 의학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해야하는 일이 아닐까요".

국가심혈관 감시체계 모형개발·대구지역 암 등록사업·월성원전 역학조사 연구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98년부터는 보건복지부 역학조사반장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전염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80년 경북대의대를 졸업,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대구가야기독병원 건강관리과장을 거쳐 89년 경북대 의대에 발을 디딘 천 교수는 지난 98년 대구시의사회 학술상을 받았을 정도로 기초의학계에서는 큰 인물이다.

"여름철 수인성 전염병 예방은 손씻기와 물·음식물 끓여먹기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들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전염병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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