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얼마나 작아질 수 있을까. 무거운(?) 노트북 대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이른바 모빌컴퓨터 시장이 뜨고 있다. 초소형 휴대형 컴퓨터로 풀이되는 모빌컴퓨터는 핸드PC, 팜PC, PDA(개인휴대단말기), 오토PC, 스마트폰 등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도 사이버 주식거래의 활성화로 노트북 수요가 급증한데 이어 이동전화 단말기로 인터넷, PC통신에 접속할 수 있는 PDA가 속속 선보이는 등 모빌컴퓨터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핸드PC는 무게 1kg 안팎으로 크기가 수첩 정도지만 일반 컴퓨터 기능은 물론 인터넷 접속, 전자우편 전송 등도 가능한 것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올 하반기 윈도CE 3.0을 채택한 핸드PC(일명 쥬피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윈도CE 3.0은 MS의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를 핸드PC용으로 바꾼 것. 일반 노트북은 데스크탑 컴퓨터와 같은 윈도99 등의 OS를 사용할 수 있지만 모빌컴퓨터는 별도의 OS가 필요하다. 윈도CE의 버전에 따라 핸드PC도 세대가 나뉘며 이번에 출시되는 쥬피터는 제3세대 핸드PC에 해당한다. 1세대 핸드PC는 지난 96년 가을 첫 선을 보였다. 쥬피터는 가격이나 성능면에서 진일보한 핸드PC로 평가받으며 노트북 시장마저 위협할 차세대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LG전자가 '모빌리안II'라는 핸드PC를 선보였다. 한글 윈도CE 2.0을 채용하고 있으며, 일반 컴퓨터로 작업한 워드나 엑셀 파일을 불러들여 편집 또는 수정이 가능하다. 이밖에 버튼 하나로 필요한 내용을 녹음하는 음성메모, 4만5천개 단어를 수록한 영한사전, 통신용 에뮬레이터 부메랑 등을 내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모뎀을 이용, 인터넷과 PC통신에 접속할 수도 있다. 무게는 523g(배터리 포함).
팜PC와 PDA는 비슷한 면이 많다. 핸드PC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은 대신 성능도 전자수첩과 컴퓨터의 중간 정도이다. PDA는 현재 모빌컴퓨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쓰리콤(3Com)사의 '팜 파일럿'이 대표주자. 쓰리콤은 최근 무선으로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팜 VI'를 출시하며 기존 시장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팜 파일럿'이 일반 팜PC와 다른 점은 독자적인 OS를 채택했다는 점.팜 파일럿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MS가 내놓은 야심작이 바로 팜PC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팜PC는 컴퓨터를 성능과 크기에 따라 구분해 놓은 것일 뿐 MS의 제품명은 '팜사이즈PC'다. 팜사이즈PC의 대표는 윈도CE 2.0을 채용한 '그리핀'. 컴퓨터 업계는 올해 팜PC시장은 '팜 파일럿'과 '그리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은 기존 PDA에 무선통신 기능을 보탠 것. PDA는 이동전화 단말기와 결합해야 통신이 가능한데 반해 스마트폰은 독자적으로 인터넷이나 PC통신과 접속이 가능하다. 오토PC는 자동차에 장착해 도로정보 검색 등 주행 중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컴퓨터. 올하반기 중 오토PC 1.5버전이 출시되면 상용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쓸 수 있는 '핑거팁PC'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단 1장의 실리콘 패널 상에 CPU(중앙처리장치), 메모리, 스피커, 마이크, 디스플레이장치 등이 통합된 '원칩 PC'의 개발이 급진전된 덕분. 핑거팁PC는 주파수 송수신 장치와 태양전지, 안테나까지 1개 칩속에 내장함에 따라 SF영화에나 등장하던 첨단 기기 개발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핑거팁PC가 이동전화 단말기에 내장될 경우 단순 음성인식만으로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세상이 올 수 있다.
들고 다니는 것이 귀찮다면 아예 옷이나 손목시계, 안경처럼 착용하는 컴퓨터는 어떨까. 이른바 '입는 컴퓨터' 또는 '웨어러블(Wearable)PC'로 불리는 이들 첨단 컴퓨터는 음악 센서가 내장된 옷과 3차원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안경, 인테넷 즉시 접속이 가능한 손목시계, 그리고 이들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구두 등을 말한다. 이쯤되면 21세기 첨단인류의 전형을 보는 셈이 아닐까. 실제로 컴퓨터 기능을 대신할 손목시계형 PC는 상용제품이 출시된 상태. 미국방부의 의뢰로 바이아라는 업체가 개발한 손목시계형 PC는 마이크, 스피커, 컬러화면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자계산기, 전자우편 기능도 가능하다. 이어폰과 연결하면 무선 전화기 역할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이동전화 단말기가 필요없다.
최근에는 세포만한 크기로 축소돼 인체내에 삽입된 뒤 신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잘못된 곳을 찾아내 이를 고쳐주는 '생물컴퓨터'의 모형이 개발됐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컴퓨터과학부 에후드 샤피로 박사는 30cm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된 기계식 컴퓨터 모형을 최근 열린 국제 DNA컴퓨터회의에서 공개했다. 당장은 힘들지만 20~30년 뒤면 인체에 들어가 활동할 수 있을 만큼 세포보다 작은 규모로 축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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