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경제성 있나

입력 1999-07-08 14:27:00

정부가 삼성자동차 처리방안으로 정상가동 후 제3자 매각을 제시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청산이 경제논리에 맞는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중재를 위해 삼성차에 대한 실사를 벌인 세동회계법인도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부산공장을 현상태에서 가동시킬 경우 앞으로 10년간 1조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이라는 잠정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산공장의 생산규모가 현재 연간 최대 24만대에 불과해 규모의 경제에 달하지 못하는데다 4조3천억원에 이르는 부채에 따른 막대한 금융비용 등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빅딜이 무산되고 삼성차에 대한 법정관리가 신청된 현시점에서도 상황은 달라진게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설비만으로도 공급과잉상태이기 때문에 부산공장을 제3자에게 인수시킬 경우 업계에 부담만 될 뿐이라는 것이다.

삼성차 부산공장은 생산능력이 연간 최대 24만대에 불과해 제3자가 인수한다해도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70% 정도는 돼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지만 빅딜 논의과정에서 연산 5만대 생산 이야기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부산공장에서 70%정도의 가동률을 올리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산공장에 대한 초기투자비용이 2조8천여억원에 달해 비슷한 규모인 현대아산공장(25만대능력, 6천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되는 점도 경제성을 기대하기 힘든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차 부산공장의 입지여건도 자동차 공장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도 있다.

부산공장이 위치한 신호공단은 간척지라는 불리한 지반여건을 갖고 있다. 삼성은 부산공장 부지조성비용만 평당 602만원을 투자, 스스로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장이라고 밝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내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자동차공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현대자동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삼성차 부산공장은 높은 원가구조와 과다한 금융비용때문에 현상태에서는 생산할수록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규투자가 이뤄져야하지만 현재의 설비과잉 상태를 감안하면 이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GM코리아 고위관계자도 "삼성차 부산공장에서 경쟁력있는 차를 생산하려면 추가로 들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산공장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