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 경제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현안은 '밀라노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다각적인 움직임들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지원, 대구시 당국과 섬유인들의 노력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난관이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중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멋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멋을 창조하는 실력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다른 어떤 의욕이나 투자도 무용지물이 되고, '모래판 위에 집 짓기'가 되고 말 것이다.
이탈리아의 밀라노가 세계적인 섬유·패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멋에 대한 뛰어난 감각 때문이다. 국제적인 명성을 굳힌 밀라노는 로마시대부터 이어져온 이탈리아 문화의 한 결실이며, 찬연한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 밀라노의 도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옷을 멋있게 입고 있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왔다. 옷 뿐만 아니다. 머리 모양, 신발이나 얼굴 표정, 예절 등도 멋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치와 멋내기는 차원이 다르다. 사치를 부린다고 해서 멋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조화를 이룬 옷 입기가 멋을 만든다. 밀라노 사람들은 머플러를 하나 걸쳐도 옷과 색상 조화가 잘 되고, 하나같이 멋을 풍겼다. 그곳 사람들의 그런 감각이 밀라노를 세계적인 섬유·패션 도시로 만들었을 것이다.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설비를 갖춘 공장과 연구소, 뛰어난 디자이너들의 활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멋을 만들어내는 감각이며, 우리 모두가 멋쟁이가 돼야 지름길을 열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분위기가 대구를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만들어주는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멋과 그것을 연출하는 동력은 '멋있는 삶의 질'이다. 그 질은 '보다 고양된 삶'을 추구하는 정신의 아름다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성악가·(주)대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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