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왜 완패 당했나

입력 1999-06-04 14:30:00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에서 동시에 실시된 6.3 재선거는 야당의 완승과 공동여당의 완패로 막을 내렸다.

새 정부 출범 이후 △98년 4월 2일 △98년 7월 21일 △99년 3월 30일에 이어, 이번 재선까지 모두 4차례의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지만 결과와 내용면에서 야당이 완벽하게 승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권 4개 지역에서 치러진 '4.2 재.보선'에서 전승을 했지만 수도권 재.보선에서 완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여당이 차지하고 있던 계양.강화갑마저 빼앗는 전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완승은 두 지역의 여야 후보간 득표율 비교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송파갑에서는 한나라당 총재인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61.5%의 득표율을 기록, 자민련 김희완(金熙完) 후보(37.0%)를 24.5%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또 접전이 예상됐던 계양.강화갑에서도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 후보가 54.9%의 득표율로, 송영길(宋永吉) 후보(41.8%)를 13.1% 포인트 차이로 눌러 이겼다.

당초 선거운동 중반 판세 분석결과 이회창 후보가 김 후보를 8~14% 포인트, 안상수 후보가 송 후보를 1~6%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던데 비하면 그 배를 넘는 엄청난 격차인 것이다.

이 후보가 압승을 거둔 이유는 야당 총재의 프리미엄이 작용한데다 선거 중반전에 터져나온 '옷 로비'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높은 득표율은 국민회의 지도부인 조세형(趙世衡) 전 총재권한대행과 한광옥(韓光玉) 부총재가 '7.21'과 '3.30 재.보선'에서 각각 51.1%와 53.5%의 득표율밖에 올리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옷 로비' 사건의 파괴력을 정확히 계량할 수 없지만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김태정(金泰政) 법무장관 유임 결정에 실망한 유권자의 상당수가 투표소에 나와 이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옷 로비'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한 부녀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 투표율을 46.4%로 높이면서 선거결과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높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조직표가 단단했던 자민련 김 후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거운동 종반에는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던 계양.강화갑에서 한나라당 안 후보가 승리를 거두는데도 '옷 로비' 사건이 결정타를 날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인천시장 선거를 포함해 이 지역에서 두차레나 출마한 경험이 있는 안 후보가 송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밑바닥 정서를 파고드는 선거전략을 펼친 것도 승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두 지역에서 충청권과 연고가 있는 야당 후보들이 출마함으로써 이른바 'DJP 지지표'의 응집력이 이완된 것도 여당 패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