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세비치 평화안 수용 배경과 전망

입력 1999-06-04 14:40:00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대통령의 평화안 수용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가 입증될 경우 공습을 잠정 중단하는 등 코소보 평화안 이행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 의회도 이날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수락 결정에 앞서 G-8의 평화안을 압도적으로 승인,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랑부예 평화회담 결렬로 촉발된 나토의 두달여 공습에 불굴의 저항을 계속해 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평화안을 받아들인 배경은 무엇일까.

베오그라드와 빈의 관측통들은 3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나토측 주장대로 '인구 1천100만명의 유고가 11개 나토 회원국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군사력과 사회간접자본의 파괴로 유류 등 병참 지원 부족상황이 심화된데다 유고 전역에 평화 재건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탈출구를 모색해왔으며 서방측의 G-8 평화안이 현실적으로 사태 해결의 최선책인 것으로 인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 위기에 처한 러시아의 코소보 사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유고의 평화안수락 결정을 불러왔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유고 공습 이후 거침없이 유고에 대한 지지를 천명해왔으나 경제난 심화에 대(對) 서방관계 악화 가능성 등을 우려, 서방측 입장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미국과 나토 회원국이 코소보 사태 해결방안에 대해 유엔의 역할을 인정, 다소 양보한 것도 유고의 G-8 평화안 수용을 가능케 한 것으로 지적된다.

관측통들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굴욕적인 내용의 평화안을 수용함으로써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3일 유고슬라비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코소보 평화조건을 수락한 것은 환영하지만 공습을 중단할 만큼 확고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과거 경험에 비추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세르비아가 나토의 평화조건을 전면적으로 수용, 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를 분명히 확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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