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150만에 달하고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IMF 시기에, 여론조사 결과 인기직종 1위라는 교직을 왜 교원들이 무더기로 떠나려 하는가.
지난 2월에는 명예퇴직 교원이 9천여명이 넘었고, 올 8월에도 1만600여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해 교단을 떠나려 하고 있다. 이들중에는 40대 교원이 21%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정년단축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떠밀려 나가는 퇴직교원 1만1천여명을 포함하면 올해만 전체교원의 약 10%인 3만여명이 교단을 떠나게 된다.
이로인해 학교는 지금 중견교원의 태부족, 교원수급차질, 승진 교원들의 연수 등으로 수업결손과 업무공백이 초래되고 교원들은 근무부담 증가로 고통을 겪고 있다.
교사들이 이렇게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새 정부가 전개해왔던 일방적인 교원 정년 단축과 교원을 마치 비리의 온상으로 몰고간 촌지거절교사 우대책, 부적격교사 퇴출제, 참스승 인증제 등 각종 교원 경시정책, 교원 성과급제와 계약제 등 경제논리에 치중한 교육개혁 정책과 학교 현장 실정을 무시한 일방적 추진방식, 그리고 대안 없는 체벌 금지 정책 등으로 인해 발생한 교권불신 사태가 많은 교사들로 하여금 긍지와 보람대신 실의와 좌절에 빠지게 한 원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 상처를 입고 떠나려는 교사들의 마지막 자존심인 명예퇴직마저도 교육행정당국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행정으로 좌절되고 있다.
대구 등 일부 교육청은 교원수급 차질을 이유로 명예퇴직 신청 교원중 800여명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교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고령 교원을 무능력과 권위주의의 상징적 존재로 여기게 해 놓고, 전체 교원을 마치 촌지 오염환자로 내몰아 교단을 떠날 것을 강요해놓고, 이제 많은 교원들이 떠나려하자 교원 수급이 안되니 떠나지 말라고 붙잡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 교육행정의 고질적 폐단인 조령모개식 정책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구를 비롯한 일부지역 교육청은 이제라도 명퇴 신청 교원 전원을 수용하고, 교원 수급 대책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차제에 학부모들의 여론을 현혹시키는 교육 행정 당국의 무책임한 언행과 정책은 근절되어야 한다.
교육 행정 당국은 교원들이 교단을 왜 등지고 있는가를 깊이 성찰해 교원들이 교단에서 보람과 긍지를 찾을 수 있고, 사회의 많은 젊은이들이 교직으로 진출하기를 열망하는 참다운 인기직종이 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추진과 획기적인 교원 사기앙양책, 교원 전문성 함양 여건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조 흥 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홍보실장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