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둘만 낳아... 구호 역사속으로

입력 1999-05-25 15:21:00

우리나라 인구정책의 상징적 구호였던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인구증가 억제의 실무를 담당하던 대한가족계획협회는 지난 3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협.회장 이시백)로 명칭을 바꾼 뒤 첫 사업으로 '엄마젖 먹이기'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캠페인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명칭 변경 만큼이나 협회의 기능도 질적으로 변했다.

종전에는 고도 성장기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출산조절을 통한 인구증가 억제가 주된 임무였으나 앞으로는 인구의 자질을 향상시켜 가정내 보건복지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지난해 인구 증가율이 0.98%로 인구정책의 형식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들어선 만큼 무리한 출산조절 정책은 오히려 국력손실이라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제한하던 법률규정이 삭제되는 등 신인구정책에 따른 제도적 변경도 마무리되면서 가협도 명칭 변경과 함께 생식(生殖)보건에 역점을 둔 사업을 첫 과제로 선정했다.

인구의 질적 향상이 모유수유와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라 가협은 25일부터 내달 30일까지 모유수유 증진을 위한 노래와 사진 공모전을 펼쳐 모유수유 실천의 사회적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모유가 영.유아의 영양면이나 질병에 대한 면역면에서 분유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산모의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보건제도로 인해 97년 현재 우리나라 모유수유율은 14.1%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협 신순철 홍보과장은 "인구억제 정책이 수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며 "모유수유 증진사업과 함께 청소년 성교육사업, 출생성비 불균형 문제 해소 등의 사업을 중점과제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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