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 3인제 지역의원 촉각곤두

입력 1999-05-13 15:11:00

여권이 '1구 3인제'를 근간으로 하는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선거제도개혁의 가닥을 잡아가자 대구.경북의원들도 예상 선거구를 짜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여권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그같은 구도라면 차라리 현행 소선거구제를 보완하는 편이 낫다"며 소선거구제 당론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선호도가 서서히 당내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역의원들은 중선거구가 될 경우 대구는 지역구 의원수가 9~10명 정도로 현재보다 3~4석이 줄어들고 중.서.북구(81만)와 동.수성구(80만), 남.달서.달성군(90만) 등 3개 선거구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단 지역구 공천경쟁부터 치열하다는 점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현역의원들은 대부분 배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원외 위원장들은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모두 불리하다는 점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자민련의원들은 소선거구보다는 중선거구 하에서는 해 볼만 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럴 경우 대구의 3개 예상선거구 가운데는 동.수성구와 남.달서.달성군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동.수성구에서는 현역의원만 해도 자민련 박철언. 김복동.박구일, 한나라당 서훈.박세환의원 등 5명이 포진하고 있고 윤영탁전의원과 강신성일.이원형위원장 등이 맞붙는다면 예측불허의 싸움이 불가피하다.

남.달서.달성군의 경우도 자민련 이정무, 한나라 박근혜.박종근.이해봉의원 등 5명의 현역의원과 최재욱환경부장관, 김한규전의원, 국민회의 엄삼탁부총재 등이 다툰다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북의 경우 동부권(포항.울릉.영덕.울진.청송), 남부권(영천.경주.경산.청도), 중부권(김천.구미.상주.성주.칠곡.고령.군위), 북부권(안동.영주.의성.영양.봉화.문경.예천) 등 4개 선거구에서 12~13명의 의원을 선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수와 지역대표성 등을 감안해 볼 때 중부권에서 4명을 선출할 수도 있다.

경북에서는 인구수가 다소 많은 지역 출신 의원들은 다소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인구가 적은 지역 출신 의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박헌기의원은 "영천은 경주나 경산 등 인근 지역에 비해 인구수가 적다"며 마음을 졸였고 북부권의 권오을의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수가 많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으면서도 같은 지역 출신이 많이 출마할 수 있다는 점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3인 선거구에 3명을 모두 공천할 경우, 표가 분산되고 소지역 대결양상이 빚어진다면 당선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까지 걱정했다.〈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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