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달마가…' 완전판 소개 배용균 감독

입력 1999-04-24 14:13:00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한국영화에서 작가주의 가능성을 연 작품이다.

뛰어난 영상미, 심오한 주제의식은 '완벽주의자' 배용균감독(효가대 회화과교수)을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배감독은 이번 99대구영화축제에 89년 개봉 당시 '달마가…'의 2시간 17분보다 40여분 더 긴 '완전판'을 선보이고 있다. '완전판'이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그와 만났다.

-이번 필름은 2시간 55분 짜리다. 완전판인가?

▲1천200여 컷으로 구성된 이 필름은 내가 애초에 머리속에서 구상하고 연출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달마가…'의 원형인 셈이다.

-추가된 내용는?

▲추가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미 말했듯이 '달마가…'의 본디 모습이기 때문이다. 내용상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몇개의 장면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비 장면처럼 더 길어진 것도 있다.

-개봉당시 왜 단축된 것을 발표했나?

▲때로는 다시 다듬고 싶어지는데 나는 표현을 절제하고 싶었다. 가지를 치고 다져서 가다듬은 것이 2시간 17분 판이다.

-감독으로 당시 영화와 이번 완전판의 느낌의 차이가 있다면?

▲(완전판은) 더욱 유장한 호흡과 명상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가부좌를 틀고 꼼짝않고 앉아서 3시간 짜리 명상수도를 하는 것이다.

-구상중인 작품이 있다고 들었다.

▲언제나 처럼 오랜 시간을 바쳐 혼자서 작품제작을 준비중이다. 완성하지도 않은 작품의 내용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작가로서 몹시 주제 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회화와 영화작업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나에게 있어 영화 영상이란 움직임과 시간성까지도 표현해 내는 '완전 회화'이다. 장르 경계를 허물고 영화등의 영상을 현대 미술의 새로운 표현 매체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구영화축제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료로 일반 상업영화들을 재개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비상업적 예술영화들을 소개해 대구 시민의 안목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영화축제가 돼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