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효율적 관리대책 급하다

입력 1999-03-20 14:29:00

최근 강원 영월 동강댐 건설이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2일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수요 단순증가를 예측한 댐 건설 위주의 수자원 확보정책보다 절수장치 의무화 등 보다 효율적인 '물 사용 시책'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94년까지만 해도 연간 물 공급량(324억t)이 수요량(301억t)보다 많았으나 2006년에는 예상 물 수요량(350억t)이 공급량(346억t)보다 많아지고 2011년엔 예상 수요량(367억t)과 공급량(340억t)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 심각한 물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가동중인 11개의 다목적 댐 외에 오는 2001년까지 7개의 다목적 댐을 조기 완공하고 2011년까지는 25개의 댐을 추가 건설, 51억t의 용수를 신규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시민단체 및 일부 수자원 전문가들은 댐건설 위주의 용수 확보 정책보다 효율적 물사용 대책이 더 시급하다며 자연생태계 훼손 등 부작용을 불러 올 대규모 댐 건설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수자원 공사가 1인당 하루 물 수요량이 97년 현재 409ℓ에서 2011년엔 480ℓ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미국 425ℓ, 일본 393ℓ, 캐나다 340ℓ, 영국 279ℓ, 프랑스 214ℓ인 점에 비추어 볼 때 과잉추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학계 일각에서는 국내 1인당 물 수요량이 200ℓ 정도에 불과하며 IMF 이후 증가율도 떨어진 데다 정부의 물값 현실화 조치를 통해 수요량을 줄인다면 다수의 댐 건설이 필요치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또 노후 수도관 교체로 용수공급량 중 16~18%에 이르는 누수량을 줄이는 한편 상수원 오염방지, 건물 건축시 절수장치 의무화 등 효율적인 물사용 시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물 사용량 예측수준은 경제성장 등에 따른 최소한의 증가 수준으로 과다예측은 아니다"며 "시민단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국가 수자원 정책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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