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난 시간까지는 화산활동에 대해 알아봤지요? 이제 지금껏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여러분들이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기로 해요"
콜드 스프링 학교(Cold Spring School) 3~4학년 교실.
카렌 즈윅(Karen Zwick)교사는 학생들을 교실 한 쪽에 있는 컴퓨터로 보냈다. 학생 19명인 이 반에 설치돼 있는 컴퓨터는 모두 8대.
별도의 컴퓨터실 없이 교실안에 컴퓨터를 설치한 게 독특하다. 칠판, 지도, 사진같은 전통적인 학습 기자재와 똑같이 이미 컴퓨터도 옆에 두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이용하는 일상도구가 됐다는인식에 따른 배치다.
학생들에게 맡겨진 과제는 화산활동을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
즈윅교사는 이미 가을 학기가 시작된 이래 몇 시간에 걸쳐 화산에 대한 일반지식을 가르쳤다. 화산활동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 지와 사람들에게 미치는 피해 등을 강의했다.
교실 한 켠에는 이때 사용한 화산모형이 놓여 있었다. 화산을 가르치면서 그냥 말로만 한 게 아니라 기존 교육도구를 총동원했던 것이다.
즈윅 교사는 흙과 물로 만든 화산모형은 물론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비디오까지들고와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교사 혼자 가르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관련 자료를 수집해오는 숙제를 받았다. 집이나 도서관에서 잡지와 책을 뒤져 관련 기사와 사진을 찾는 식으로 화산에 대해 스스로 배웠다.
이 수업의 최종 목표는 그러나 화산에 대한 지식습득만은 아니다. 지리지식은 최종 목표로 가는도중에 얻는 중간소득이 되게끔 교과과정이 설계돼 있다.
학생들이 컴퓨터로 화산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창작품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하이퍼 스튜디오 스택(hyper studio stacks)'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두 세명의 학생이 한 조가 돼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먼저 지리지식을 배운 뒤 이를 바탕으로 학생 각자가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시(詩)의 성격이 강하든 산문적 내용이든 잡지 사진을 입력하든 자기가 직접 그림을 그리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학생 자신의 창의적인 내용이어야 합니다"
즈윅교사는 "또한 그런 창의적 내용을 컴퓨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표현한다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산업 전분야에서 컴퓨터없이는 아무 일도 되지 않을 정도가 된 이상 컴퓨터 활용법을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일반지식을 배우고 컴퓨터 이용법을 숙달시키며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이를 다른 학우의 생각과 섞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총체적인 학습을 저절로 익히게 된다.
93년 당시 우리나라의 한해 자동차 수출실적 64만대의 두배를 능가하는 수익을 올린 SF영화 '쥬라기 공원'은 이같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현장이었다.
이 학생들은 지난 학기에 이미 이같은 방법으로 간단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했다. 그때 주제는 '우리 가족'. 학생들이 보여준 작품중에는 가족사진을 스캐너로 입력한 뒤 동화상으로 처리한것도 있었고 부모모습을 그린 것도 있었다.
이들은 또 간단한 컴퓨터 언어를 배웠고 인터넷 이용법도 익히는 중이었다.
"인터넷 수업은 이제 3주째인데 학생 절반이 필요한 정보를 불완전하나마 찾아 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아마 다시 3주가 지나면 거의 모든 학생이 이 정도 수준에는 도달할 것입니다" 즈윅 교사가 밝힌 기대치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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