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롱불만 켜면 도란도란 얘기소리가 들릴듯 하다.
격자문양의 우리의 전통 문살. 선만으로 시줄과 날줄, 엮은 문살은 어떤 기하문양보다 단순·간결한 맛을 준다. 우리네 삶의 모습일까. 마치 은은한 된장 맛같다.
문살은 단순히 창호지를 바르기 위한 버팀대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대칭 조형을 이룬다.마루와 대들보, 처마를 이어서 보면 문이라기 보다 하나의 벽걸이 조형작품이다.단순하기 짝이 없는 문살이지만 달빛이 들고, 불빛이 들면 갖가지 그림의 캔버스가 된다.버석거리는 대나무가 달빛에 걸리면 묵화(墨畵)가 되고, 바느질 하는 아녀자의 실루엣이 걸리면정물화가 된다.
우리네 문은 서양 집 문들처럼 굳게 잠그는 단절의 차단막이 아니다. 문살에 발린 한지(韓紙)는땅에 그어놓은 금과 다름 없다. 소리며 모습이 모두 투영된다. 그래서 우리의 문은 또다른 세계를보여주는 창구다.
문살 너머에는 늘 별이 쏟아지고, 눈이 내리곤 했다.
〈사진:朴魯翼기자 글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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