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언제부터 지역차별과 인사정책이 맞물려 돌아갔던가? 이에 따라 오늘날 극단적 지역감정이 유발되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가릴 것 없이 능력있는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맡아 직무를 수행해야 정치건 사회건 경제건, 바로 잡히고 발전을 가져온다. 이를 소홀히 하면 그 조직은 정체를 면할 수 없고 능률을 기약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느 전직 대통령은 '인사가 만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유행시켰다. 그도 결국 이를 바로세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예전 신라와 고려초기에 왕족귀족들은 혈연을 미끼로 모든 벼슬자리를 독점하였다. 아무리 능력과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도 여기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 고려의 광종은 과거제도를 도입하여 관리를 뽑았다.
과거제도가 한번 실시되자 능력있는 사람들이 벼슬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무능한 귀족들은 도태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귀족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든지 상인과 노비들은 시험 자격을 주지않는등 차별을 두었다.
그러나 인사정책의 획기적인 조치로 800여년을 유지하였다.
조선후기에 들어 관료사회는 독점현상이 일어났다. 서로 당파를 지어 권력투쟁을 벌이면서 한 당파가 권력을 잡으면 모든 벼슬자리를 독점하였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악순환을 거듭해 관료사회를 혼탁하게 만들었고 한 가문이 독식하는 지경으로까지 번졌다. 재주와 능력과 양심을 가진 사람들은 짐을 싸짊어지고 시골로 들어갔다.
또 지역차별을 유발하였다. 처음 서북지방 출신들에게 벼슬을 주지 않았고 이어 호남지방 인사들에게 제한을 가하였다. 그 구실은 반역향(反逆鄕)이라는 것이었다. 더욱이 노론세력의 기반이 되었던 경기 충청도 출신들은 영남과 강원도 황해도 출신들마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실질적으로 등용을 억제하였다. 정조와 흥선대원군은 이를 바로잡으려 무진 노력을 기울였으나 제대로 효과를보지 못하였다.
민족해방이 되었으나 식민지를 겪고난 뒤여서, 일테면 줄과 배경으로 관리가 되었고 이권을 얻었다.
다만 고위 공무원을 뽑는 고등고시만이 시험으로 실시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 '공무원 시험'이실시되었고 뒤이어 회사들도 입사시험으로 사원을 뽑았다. 이 시험은 비교적 공정하게 치러져 오늘의 사회를 받히는 동력이 되었고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역대 군사독재정권은 인사정책을 일정지역 중심으로 편중시켰다. 일테면 고위직과 군사 재정 인사를 다루는 자리는 거의 특정지역출신의 사람들로 집중시켰다. 이런 인사정책은 지역의 갈등을유발하였고 차별의식을 심화시켰다.
자유민주주의의 방식과 시장경제의 원리에 배치되는 모순과 괴리를 만들어냈다. 더욱이 출신학교에 따라 '티 케이'니 '피 케이'니 '케이 에스'니 '케이 케이'라는 말들도 유행하였다. 이의 시정이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로 주장되었고 개혁의 중심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현상은 지역정서를 자극하여 정치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삼고 지역차별을 유발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저질의 정치문화에서 유발된 것이다. 지역감정과 인사편중은 민족단합과사회발전을 가로막는 망국의 병이다.
엊그제 대통령이 국무회의자리에서, 지역에 편중하지 않고 능력에 따른 인사정책을 펴라고 강력하게 지시하였다. 곧 지역과 출신학교를 가리지 말고 적재적소에 관리를 배치하고 승진시키라는것이다.
오늘날 인사문제에 따른 지역정서가 유언비어까지 곁들여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데서 이번 지시를 내렸을 것이다. 모든 인사권을 쥐고있는 대통령의 의지대로 인사정책이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해방후 가장 바른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성을 가다듬고 한번 기대해 보자.〈역사학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