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시대
한국체계과학. 과학원리인 엔트로피법칙을 정치 경제 사회 등 인문분야 연구에 적용하고 있는 학문이다. 아인슈타인이 우주적 진리라고 감탄한 엔트로피법칙은 1865년 독일의 물리학자 루돌프클라우지우스가 정리한 열역학 제2법칙이다. 우주의 모든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질서 해진다는 정도의 이론이다.
이외 이공계와 인문계의 융합으로는 불확정성을 전제로 하는 복잡계 이론이 있다. 지금까지는 다소 대립 개념이었던 인문계와 이공계의 이러한 화해는 2분법적 사고를 해오던 산업화시대의 경험으로는 엉뚱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생(相生)을 목표로 하는 네트워트 사회인 정보화사회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이러한 융화현상은 학문의 세계는 물론 사회 경제등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계 등에서는 금융이 수학 물리 등이 응용되는 금융공학으로 대체되면서 이공계출신의 활약이국내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외도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의 혼돈, 남녀구분의 모호등 많은 영역에서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굳이 경제분야에서만 국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들
또하나 지금까지 대립 개념이었던 좌파와 우파가 융화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소위제3의 길이다.
런던 경제정치대학 앤서니 기든스가 세운 이 이론은 한마디로 우파의 불평등과 좌파의 비효율을동시에 극복하자는 논리다. 요지는 영국 총리 블레어가 최근 일본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읽을수있다. 즉 구좌파는 정의를 위해 진보를 희생했고 신우파는 진보를 의해 정의를 희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와 진보를 양립시켜야 한다는 것.
그러나 과연 제3의길이 대안일수 있느냐 하는데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은 좌파와우파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고 좌파와 우파사이에 진동하는 절충주의에 불과하다거나 제3의길은국가와 시장간의 긴장관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영국의 역사학자 엘릭 홉스봄이 지적한 것 처럼 21세기는 이 두이념의균형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결론은 자유우선의 미국경제의 신자본주의가 이기느냐 평등우선의 유럽경제의 신사회주의가 이기느냐로 내려질 것 같다.
■해결의 길은
'제3의 길'이나 제3의논리라고 하면 대체로 해결이나 대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마르크스의테제(正)와 안티테제(反) 그리고 신테제(合)라는 변증법도 그렇고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 말하는 제3부문의 개념도 그렇다.
엔트로피나 복잡계이론도 인문계와 이공계를 극복한 제3의 선택이다. 그렇다고 제3의 선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70년대 한때 선풍적 인기를 일으켰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윌리엄 오우치의 Z이론도 미국경영과 일본식 경영의 극복을 시도했으나 결국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실패했다.
그러나 어떻든 선진국들은 경제 사회 학문분야 등 다른 모든 부문에 걸쳐 제3의물결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제3의 논리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인간화, 상생의 원리 등을 목표로 진행되는 패러다임변화에 충실하고 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아직은 턱도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경제는 구조조정으로교육은 열린교육으로 흉내는 내고 있으나 정치 사회는 시도조차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는 한심하다. 여당은 구여당의 짓을 모방하기에 바쁘고 야당은 구야당의 짓을 흉내내기에 바쁜 실정이다.
그래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새정치가 없고 야당인 한나라당에는 큰정치가 없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다. 정보화라는 상생(相生)의 시대에 대안으로 나온 생명권정치까지는 못가더라도 최소한 자기가 의욕적으로 지은 당명에 걸맞은 정도의 정치수준은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제3의 정치일 것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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