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졸실업, 이대로 안된다

입력 1998-10-02 14:17:00

대학생들의 실업(失業)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로 기업들이 취업문을 닫아버려 현재 일자리를 찾고 있는 대학졸업 예정자와 미취업자가 전국적으로 25만명에 이른다니 정부로서도 큰일이 아닐수 없다.더구나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올 졸업생의 취업률은 10%선을 밑돌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총학생회등 7개 대학이 실업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나선 것은 일반적인 실업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우려된다.

대졸자의 실업문제는 우선 미취업 대졸자들이 고교졸업자들의 취직 영역을 파고들어감으로써 교육 인플레 현상을 만연시키고 고졸취업자의 취업난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또 대학 재학생및 졸업생들이 취업을 위해 어학공부와 각종 자격시험등에 쏟아붓는 사교육비 증가도 학부모의 짐을 더욱 무겁게 한다.

더구나 신입사원 채용문을 이처럼 닫아 걸 경우 산업인력(産業人力)구조면에서 노령 인구는 많고젊은 층은 거의 없어지는 공동화현상을 빚기때문에 대학생 실업은 장기적으로 국가 존망에도 연관된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총체적 실업문제에 신경을 쓰면서도 한편으로 대학 졸업생의 실업에 대해 각별하게 관심을 갖게되는것은 이런 연유들 때문인것이다.

그러나 사정이야 어떻든 현실은 냉담하기만 하다.

대학졸업생을 대량 흡수해야할 기업과 정부가 감량 경영을 원칙으로 구조조정중이기 때문에 취업가능한 인력은 극소수다.

대기업은 인턴제도로, 정부는 공공취업형식으로 비정규직 고용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들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고용을 모두 합해도 올해 취업 가능인구는 5만5천여명 정도일 것이라니 금년대졸생 32만명(누적 취업 재수생 16만명 포함)중 25만명은 거리를 헤매야할 형편인 것이다.많은 투자를 하여 기른 젊은이들에게 최소한의 사회 참여 기회를 주는것은 사회전체의 책임이며기성세대의 의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신규 대졸자들은 침체된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원동력이자 희망인 것이다. 때문에설령 구조조정면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학을 졸업하는 취업 희망자들에게 특단의 대책을 마련키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턴사원을 늘리거나 연봉계약제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졸자들도 이제 거품 경제의 환상에서 벗어나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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