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반반한 큰 기업 하나없다

입력 1998-09-02 00:00:00

지역 간판급 대기업중 유일하게 버텨오던 대구백화점이 1일 워크아웃을 신청함으로서 향토주력기업 대부분이 사실상 '금융권의 신탁통치' 또는 매각.청산 절차를 밟게됐다.특히 IMF사태이후 부도, 협조융자, 워크아웃 도미노현상이 몰아닥쳐 이제 대구는 자력 생존이 가능한 대기업이 하나도 없는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 지역경제는 주택건설, 섬유, 유통, 금융등 4대 주력업종 전반에 걸쳐 빈사상태가 심화, 존립기반 자체가 붕괴될 최악의 위기를 맞고있다.

주력기업들의 잇단 좌초로 지역경제계는 이들 기업과 거래관계를 맺고있는 수천개의 중소협력업체들이 도산하거나 연쇄 부도위기에 몰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있다.

올들어 지난 7월말 현재까지 지역에서는 모두 1천4백97개의 기업이 쓰러져 부도기업수가 전년동기보다 83%나 증가, 연말까지는 2배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규 설비투자는 고사하고 대다수 기업인들이 기업활동 의욕을 잃은지 오래여서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지역경제가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시되고있다.

지역경제계서는 주택건설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청구를 시작으로 보성이 화의절차를 밟은데이어 우방이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향토건설업계 '빅3'가 사실상 좌초된 상태이다.섬유업계는 동국그룹이 주력기업 동국합섬 구미2공장을 미국 듀폰사에 매각을 추진중이고갑을그룹 역시 지난 7월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 (주)갑을.갑을방적을 제외한 나머지계열사가 매각 또는 청산될 예정이다.

또 나머지 중견 섬유업체 역시 상당수가 부도등으로 쓰러졌거나 폐업의 위기에 놓여있다.유통업계에서는 대구백화점과 함께 지역은 물론 전국서도 건실하기로 소문났던 동아백화점이 지난 4월 자금난에 봉착, 8백여억원의 금융권 협조융자를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경일.대구종금, 대동은행, 대구.대동리스등 5개 지역 본사 금융기관이 퇴출 또는 폐쇄됐다.

또 금융구조개혁 과정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구은행도 BIS비율을 높이기위한 증자에 전력을 쏟고있어 지역 경제계에 대한 지원여력을 잃고있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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