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첩보원과의 전쟁'

입력 1998-03-21 14:29:00

지역 유통업계에도 '첩보원'이 있다.

물론 '북풍'문건속에 나오는 공작원'흑금성'처럼 베일속에 가려 거창한 활동을 하는것은 아니지만경쟁업체의 매장 전시형태, 상품가격, 고객유치전략등 나름대로 은밀한 임무를 수행하고있다.IMF이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 업체의 정보입수가 필수적이다. 매장 사진촬영은 특별히 고용되거나 자사 직원부인 또는 가족등으로 구성된 '첩보원'들의 매우 중요한 임무중 하나.그러나 대부분 업체는 '사진촬영 불가'원칙을 세워놓고있다. 상품 진열방식에 따라 매출차이가 크게 달라질뿐 아니라 그자체가 마케팅 노하우이기 때문.

첩보원들은 은밀히(?) 잠입해 촬영하다 탄로가 나면 아이들 학교숙제에 필요해 사진을 찍었다고발뺌을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주부 모니터요원들을 중심으로 일일 판매가격을 확인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정보수집.홈플러스는 주부 20명을 모니터 일꾼으로 선정, 지역 백화점과 경쟁업체의 상품가격을 정기 점검한다. 프라이스클럽도 모니터와 직원들을 통해 타업체 가격을 확인한뒤 자사상품 가격을 조절하거나 판매전략의 기본자료로 삼는다. 동아, 대구 등 백화점들도 주부나 바이어를 동원해 다양한가격정보를 얻는다.

어떤 첩보원들은 2인 1조가 돼 고성능 녹음기를 숨긴채 매장 주변을 돌며 낮은 육성으로 가격을입력시키기도 한다. 아예 상품의 가격표를 떼가는 경우도 없지않다.

물건이 가득 실린 카터가 방치돼있는것은 거의 '첩보원'들의 소행이라는게 업계의 설명. 다른사람의 시선을 피하기위해 이것저것 물건을 고른뒤 정보수집활동이 끝나면 카터를 팽개쳐둔채 나가버린다는것.

이에따라 대부분 업체 매장내 '보안요원'들에게는 안전사고등 유사시 대비활동과 함께 '첩보원'들의 준동을 차단하라는 임무도 부여되고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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