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파괴 브레이크가 없다

입력 1998-02-24 14:18:00

국립공원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20군데로 6천4백73㎢의 면적을 차지, 전 국토의 0.4%%에 해당하나 자연식생 면적은 90%%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고 산림이 잘 보존돼 있다. 이러한국립공원이 스키장, 골프장, 도로 건설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다.가야산 국립공원의 경우 해인골프장 건설이 불법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내려져 골프장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경남도가 다시 도로를 건설할 방침으로 있어 환경 훼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도는 합천군 가야면과 봉산면간 12㎞의 왕복 2차선 도로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18일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 주민 대부분이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으며 일부 주민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도로 건설 환경영향평가에 문제점이 있으며 공청회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돼 8월에 다시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 시기도 3월중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8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와 관련, 대구환경운동연합과 해인총림 대책위원회는 이 도로가 단순히 관광개발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골프장 못지않게 가야산의 종교, 문화, 자연환경을 파괴시킨다며 강력히 반대하고있다.

덕유산 국립공원의 경우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르기 위한 스키장과 골프장, 호텔 건설등 가장 큰 규모로 국립공원을 망쳐놓았으며, 지리산 국립공원 구역의 청정계곡인 뱀사골 반선~외운간4㎞의 도로도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례에 속한다.

이는 치악산 국립공원의 스키장과 골프장 건설사업, 속리산 국립공원의 청소년 수련원과 용화온천개발사업으로 이어졌으며 현재에도 월출산 국립공원과 지리산의 케이블카 설치계획이 추진되는등국립공원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국립공원 파괴는 각종 개발사업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 스키장과 골프장 건설외에도 양어장, 집단시설지구, 댐, 경작, 사냥등이 모두 국립공원안에서 합법적으로 실시되고 있다.국립공원 제도는 내무부가 국립공원의 지정과 기본계획 수립을 맡으면서 각종 개발사업을 방치해왔으며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입장료 징수, 시설 보수등 일상적 관리업무만 맡고 있어 명목만 그럴듯한 실정이다. 앞으로는 환경부가 통합 관리하면서 관련 법령도 정비, 개발사업을 막고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간사는 "국립공원 파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시민들과 함께 국립공원 보존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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