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부동산 경기

입력 1997-12-08 14:00:00

비관론,낙관론 어느쪽으로 기울까?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 지원이후 향후 부동산경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금융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금융권을 빠져나온 돈이 부동산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최악의 침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비관론이 더 우세한 편. 정부의 재정지출이 축소되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돼 내년 건설투자가 더욱 침체된다는 것이다.

당장 금융권 대출이 중단돼 수요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이 문제. 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주택업계의 미분양 아파트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긴축금융으로 인한 고금리도 주택자금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교통부는 실물경제가 침체되고 주택가격이 안정된 상황에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는 사례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금융기관이 기업대출의 위험증대로 가계대출을 늘려왔으나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대출여력이 없어 가계대출도 대폭 축소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부동산 실명제, 1가구2주택 중과세등 부동산에 대한 투기 감시장치가 마련돼 있어 투기성 자금이 들어올 틈이 없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IMF 구제금융은 모든 분야에 초긴축을 강요하고 있어 정부 기업 가계등 경제주체들이 조금의 여유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장용지, 상가, 부동산개발사업용 토지등 대형 부동산시장은 경제불황과 그간 기업들이 소유해왔던 비업무용 토지의 매물급증으로 하락, 폭락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 KRC부동산 김해수부사장은 부동산 매물은 급증하고 있으나 원매자는 자취를 감춘 상황 이라며 관망추세와 심리적 위축으로 이런 상황이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비수기에 불황이 겹쳐 땅은 물론 상가 오피스텔 사무실 아파트등 모두가 썰렁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분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당장 주택건설업체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년 신규투자를 감소하면 당장 주택공급물량이 줄어들어 수요자들의 심리가 사자 는 쪽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소형부동산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명컨설팅 최진우대표는 아파트, 자투리땅등은 물가상승에 따른 위험회피 수단으로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협회 배재회 대구지부장은 대구는 지하철 개통이라는 호재가 있어 현재는 침체돼 있지만 역세권을 중심으로 내년 3월부터는 부분적 상승세로 돌아설 것 이라고 예측했다.(주)청구 이영효 영업이사는 내년2월까지는 한파가 닥치겠지만 자금 흐름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3월부터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 것 이라고 예측했다. 즉 기업투자 축소로 공급이 줄어들고 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아파트등 실물선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다.

KRC부동산 김부사장은 내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물가가 어느 정도선에서 안정되느냐와 외국자본의 유입등 자본시장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물가가 급작스럽게 오르면 상가등 투기성 부동산 가격은 예상치 못한 상승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고 내다봤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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