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11-11 14:28:00

교사들은 한두번 '체벌'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을 것이다. 수업시간에 정신집중을 않거나 규율을 어기는 학생들을 벌(罰)주는 일은 교사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시대가변해 함부로 제자들을 대하지 못하게 된지가 오래다. 핵가족화추세가 심화된데다 자식사랑이 지나쳐 가정교육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 학교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그래서교사들은 아이들을 벌줘야 할때도 눈감고 지나쳐버리는 예가 많아지게 되고 체벌을 잘못했다가 '문제교사'로 낙인찍히게 되는 것을 기피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체벌 자체를 찬성하는 사람은없다.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일 없이 학생들을 잘 이끌수만 있다면 더없이 훌륭한 교사가 될수있기 때문이다. 교사로부터 체벌을 당한 학생이 부모에게 일러주고 부모는 바르르 떨며 교장실을디밀고 들어가 심한 경우 난동에 가까운 항의를 하는 일이 없지않기 때문에 교사들은 긁어 부스럼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가정에서도 막무가내로 키우고 학교생활도 제멋대로 내버려둔다면 그렇게 자란 학생이 내일의 우리사회 주인공이 된다는 사실을 두고볼때 아찔해진다.기초질서부터 문란한 것이 어른들탓이기도 하지만 젊은층의 무질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가정과 학교·사회의 잘못된 '가르침'에 있을 것이다. 체벌을 받은 학생에게 부작용이 나타났다하더라도 체벌이 교육적견지(見地)에서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지않았고 신체부작용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면 체벌교사에게 형사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체벌논란이 건전한 방향에서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 사적감정이 배제된 교육적 체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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