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컬처가 열린다" 어슬렁거리며 소요(逍遙)해본다.
인터넷이란 '정보사냥터'. 날카롭고 딱딱하기 짝이 없는 테크놀로지의 세상. 그 세상에 문화가 녹아 있다. 콘서트가 있고 영화세상이 있고 만화'공장'이 있다. 또 방송이 있다. 명주실 같은 실크로드를 이제 2㎜ 전화선의 '인터넷로드'가 잇는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하드 커버의 컴퓨터를 녹이고 있는 뜨거운 인터넷 사이버 문화. 그래서 그 소요(逍遙)는 경쾌하다.
아직까지 인터넷의 문화에는 쇠냄새가 난다. 대중문화의 '맹주(盟主)' 영화도 테크놀로지의 경연장이다. '에어포스 원''에이리언4''타이타닉''스타쉽 트루퍼즈'…. 수억달러에 이르는 흥행대작들이'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의 용렬함이 엿보인다.
미국 유니버설영화사의 홈페이지. 아직까지 지난 여름 광기어린 공룡의 광란장을 연출했던 '잃어버린 세계'를 톱페이지로 장식하고 있다. '해먼드박사의 데스크'. 쥬라기공원의 주인 해먼드박사의 데스크엔 그래픽으로 그려진 컴퓨터, 오디오세트, TV등이 있다. 선택에 따라 공룡의 거르렁거리는 소리와 인간을 찢는 공룡의 아가리가 튀어나온다. 조금이라도 네티즌(컴퓨터통신인)의 호기심을 자극해보려는 저의가 곰피(30cm키의 작은 공룡)처럼 앙증맞다.
20세기 폭스사는 오는11월26일 미국개봉예정인 '에이리언4'를 전면에 내세웠다.인터넷의 가치는 정보다. 그리고 영화 정보의 으뜸은 영상이다. 두달후에나 개봉될 영화의 예고편을 볼수 있다는 사실. 인터넷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에이리언4'의 예고편도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끈적끈적한 타액을 흘리는 에이리언과 두여인(시고니 위버, 위노나 라이더)의 대결 동영상이 오디오와 함께 어우러져 흥미를 돋운다.
연속되는 클릭 클릭 클릭. 국경이 허물어진 초법적인 인터넷의 한 공간을 발견했다.사이버속의 동심, 저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TV에서 '철인 28호''우주소년 아톰'을 보고 큰 30~40대. '캔디''미래소년 코난'을 보고 큰 20대. '세일러문'을 보고 있는 10대. 그러나 우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부정'하고 있다. 일본문화에 쇄국하면서도 TV안에 '퍼질러' 놓은 그 많은 애니메이션들. 납득하지 못할 아이러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이웃집의 토토로', 최근 '모노노케 공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야자키하야오감독의 홈페이지(http://www.nausicaa.net/~miyazaki/). 하야오의 작품들은 자연친화성이 뛰어나다. 섬세한 그림과 예쁘고 사랑스런 캐릭터, 즐거운 줄거리. 우리가 알고 있는 외설 폭력적인애니메이션과 차별화를 이룬다.
97년 신작 '모노노케 공주'는 일본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잃어버린 세계'를 뛰어넘는 흥행으로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제작기간 3년, 제작비 20억엔(약 1백80억원). 30초와 1분짜리 동영상 4개를 '맛보기'할수 있다.
또 국내에서도 암암리에 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사이트(http://www.gainax.co.jp/)도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들과 스토리, 스크립트, 구입가능성여부등과 오디오 비디오 정보들을 섬세하게싣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가위눌리는 한국애니메이션의 처지는 인터넷에서도 그대로 재현돼가슴을 짓누른다. 전세계 애니메이션을 모아놓은 데이타베이스(www·awn·com) 한국사이트에도 60년대 '홍길동''떠돌이 까치'와 최근작 '아기공룡 둘리''블루 시걸'등 4편밖에 없다. 초라하기짝이 없다.
최근들어 우리 대중스타들의 인터넷 '입주'도 많이 늘었다. 이영애를 비롯한 젊은 탤런트와 대중가수, 코미디언들이 잇따라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다. 그러나 개설에만 의미를 둔 듯 자료의 업데이트(갱신)는 약하다.
그래서 9일과 10일 서울에서 공연을 갖는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에릭 크렙튼의 홈페이지를 찾았다. 과연 '정보제국' 미국의 스타답게 그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접할수 있었다. '그는 누구인가'에서부터 콘서트 스케줄, 신문기사 클립등으로 엮어 놓았다.
최근 방송국들이 VOD(주문형 비디오)형식의 인터넷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2·3인치정도의 작은화면, 거친 영상이 TV에 비할바가 못된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볼수 있다는 VOD의 잇점이 위력을 발휘하는 곳은 뉴스다. 뉴스를 늘 체크해야 하는 사람들은 MBC(http://www.mbc.co.kr)의 '뉴스'를 클릭하면 텍스트(글)와 영상을 함께 뜯어볼수 있다.
'인터넷'이란 말의 카리스마는 차라리 공포였다. '쇼핑 몰' '사이트' '웹 브라우저' 'E-메일' '넷스케이프'…. 관련용어들도 숨을 턱 막히게 했다. 정보화 강박증에 걸린 조급증이라는 폄하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런 거품들이 숙지면서 실속있는 '정보사냥터',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저변도 많이 넓어졌다.
그러나 아쉽다. 그 속에서 즐겨보는 대중문화는 '우리것'이 드문 네브래스카산 쇠고기 햄버거 맛이다. 그래서 즐겁기보다는 아릿한 뒤끝을 남긴다.
〈金重基 기자〉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