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문화방송토론회

입력 1997-09-25 15:24:00

24일 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를 상대로 한 MBC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는 여론지지도1위란 사실때문인 듯 그의'준비된 대통령론'에 대한 검증차원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또한 구여권 인사들에 대한 영입문제와 김총재의 리더십이 독선적이고 당운영도 봉건적이란 비난, 그리고 김일성(金日成)조문론 및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의 20억원수수설 등 취약점으로 꼽히는 부분들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김총재는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데 국정 수행을 위해 무엇을준비했다는 뜻인가란 질문에 "정치 인생 40여년동안 야당으로서 국정을 논의해 온 만큼 집권하면어떻게 운영할지 준비돼 있다"고 응수했다.

또 피해를 준 가해자까지 무차별 영입하는 것같다는 지적에 대해 "과거를 반성하고 민주적 정권교체에 협력, 헌신할 사람이면 누구든지 수용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치보복"이란 논리까지 동원했으나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사람까지 영입할 생각은 없다"고 한발 후퇴함으로써 앞뒤 발언이 다소 모순되기도 했다.자신에 대한 예우가 개인숭배에 가깝지 않으냐는 추궁에는 "당 공천문제로 큰 불만이 제기된 적이 없으며 회의에서도 자유롭게 얘기해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놀랄 정도"라고 해명했으나 "내가너무 많은 주장을 하고 너무 아는 인상을 주는 것은 보완해 가고 있다"고 독선적인 리더십에 대해선 간접 시인하기도 했다.

군부정권 2인자(자민련 김종필총재)와 통합을 시도하는 등 구정치의 상징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고 따지자 "정책의 테두리가 맞으면 연립정부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김일성사망때 내가 대통령이었더라도 조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조문불가론을 비판했던 입장을 망설임없이 뒤집었다. 대선을 겨냥한 보수층 껴안기 차원에서 이해된다. 입장변화에 대해 "조문을 안하면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한 게 잘못이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변명했다.민주당 조순(趙淳)후보와의'경제대통령론'경쟁과 관련, "그가 시장이 되기 전엔 나의 경제정책을높이 평가하고 때론 자신도 생각해내지 못한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상대적 우월성을 부각시키려 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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