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9-25 00:00:00

몇년전 길에서 주운 5억여원의 거액을 주인에게 돌려준 사람이 있어 모처럼 우리사회의 분위기를가을하늘처럼 맑게했다. 미담의 주인공은 사회적 지위도 낮고 소득도 형편없는 서울시 마포구청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분(이상규씨)이어서 그만큼 감동을 진하게 했다. 살맛나는 세상, 희망있는 사회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국병을 고치겠다는 구호가 요란했던 세월이 흐른 지금, 불거지는 고위공직자의 비리는 너무 놀라워 벌린 입을 다물지못할 지경이다. 한보비리와 같은 건국이후 미증유의 정경유착도 그렇거니와 최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관급공사비리의 주인공들은 국민의 허탈감을 부를 지경이다. 원주 국토관리청 과장집 장롱에서 현찰1억3천만원이 나왔고 붕괴된 성수대교복구공사에 안전관리본부장이 뇌물을 먹었다는 것이다. 숱한 생명을 앗아간 부실공사복구에까지 또 뇌물을 먹었다는 것은 공직자가 국민의 생명.재산의 보호는 커녕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하이에나보다 더한 야수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살인사건이난 마을에 수사를 위해 들이닥친 포도군관들이 수사를 빌미로 마을을 약탈했다는 조선조후기의공직부패를 방불케한다. 그 때문에 살인사건을 은폐하려했던 그때의 마을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차라리 혈세 가로채는 관급공사는 뭐든 않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관급공사의 90%%가 비리라는 현실에서 조선조말(朝鮮朝末)과 같은 공직부패를 보는 것같아 세계적 격변기에 국가운명의 위기를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선비의 청렴은 처녀의 순결과 같은 것"이라 강조했던 다산 정약용선생의가르침이 우리의 오늘을 다시 일깨운다. 국가청렴도가 세계적 제재대상이 될 판국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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