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장염

입력 1997-01-11 14:09:00

요즘같은 겨울철에 어린이들이 감기를 앓고 난뒤 갑자기 심한 구토와 설사를 해 어머니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과 환자에게 감기다음으로 많은 질환이 설사인데 이맘때 발생하는 구토, 설사증상은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장염때문인 예가 대부분이다.

매년 늦가을부터 겨울사이에 생기는 바이러스성 장염은 감기 비슷한 증상이 있은후 구토에 이어쌀뜨물같은 물설사가 수일간 이어진다.

원인이 어떻든 어린이가 급성설사를 하면 먼저 탈수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탈수는 체중의 5%%이내를 '경증', 5~10%% 이내를 '중등도', 10%%이상의탈수를 '중증'으로 나눈다.

자녀의 탈수증세는 가정에서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설사를 한 아이가 평소보다 활동적이지 못하고 눈이 들어가 보이면서 혀가 말라 있고 소변의 양과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면 탈수증세라고판단해도 무리가 없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어린이는 즉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하며 특히 영아기 환자는 탈수의 진행속도가 빨라 탈수증상이 있기전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증 탈수의 경우 청색증, 저혈압 등의증상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탈수치료는 경증 또는 중등도 탈수의 경우 경구용 전해질 용액을 먹이면 되고 중증 탈수시에는즉시 입원해 정맥수액요법을 받아야 한다.

흔히 가정에서 설사를 하는 아이에게 스포츠음료, 과일주스, 소다수 등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전해질 장애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탈수증상을 치료한 설사 어린이는 곧바로 영양공급을 해줘야 한다.

보통 집에서 설사를 하면 오랫동안 물만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정도의 영양공급이 돼야 장염으로 손상된 위장관 점막의 재생이 쉬워지므로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모유 영양아는 제한없이 모유 수유를 계속하고 인공 영양아는 하루 우유량을 체중 kg당 1백50㎖정도 더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유당이 적거나 함유돼 있지 않은 우유(각 분유회사마다 이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를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일반 분유를 사용하려면 평소보다 묽게 해서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바이러스성 장염은 구강과 기도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영유아의 손을 깨끗이 유지하고 다른 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면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 근 수

〈계명대 동산의료원 소아과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