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核합의 파기]란 적반하장

입력 1996-11-16 00:00:00

북한의 협박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북한은 15일 중앙통신과 강석주외교부 부부장이 미국무부 윈스턴 로드 동아태 차관보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지난 94년 체결한 제네바 기본합의의 이행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 고 주장하면서 북한은 현재 동결상태에 있는 핵무기계획을 재개하겠다 고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잠수함침투사건이후 북미관계및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빠져들자 이의 타개책으로 그들이 형편이 어려울때마다 수시로 사용해 오던 벼랑끝전술 을 다시 구사하는것 같다. 북한은 최근공비사건이래 한반도 상공에 드리워진 먹구름의 원인이 그들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음에도 그것은감추고 한국과 미국이 서로 공조연계하여 경수로사업은 물론 경협문제와 식량지원사업까지도 지연시키고 있다며 그 책임을 오히려 떠넘기고 있다.

북한은 우리는 경수로가 언제 공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또 언제든지 공급중단가능성이 있는 중유만을 얻기 위해 핵계획의 동결을 유지할수 없다 고 밝히고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 계기가 된북.미간 기본합의가 위태롭게 됐다 고 위협하고 나섰다.

북한이 이와 같은 벼랑끝 전술을 다시 들고 나온 배경은 한미양국이 북한의 사과및 재발방지약속없이는 경수로사업을 포함하여 대북접촉이 재개될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긴장고조카드를 들어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외에도 북한은 오는 24~25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일.한중정상회담이 연속으로 열려 북한을지금보다 더 심한 고립무원지경에 빠트릴까봐 미리 선수를 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북한이 핵합의 파기 란 최고의 히든카드를 내놓아도 현재까지 견고하게 유지되어 오고 있는 한미공조가 쉽사리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또 APEC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긴 하지만 북한의 상투적인 위협이 한미양국을 이간시키기엔 강도가 약한 것 같다.

그것은 김영삼대통령이 최근 몇번이나 천명했듯이 북한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이 없으면경수로는 물론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 는 강력한 의지가 크게 뒷받침하고 있다. 거기에다 무장공비사건과 관련 방한했던 로드차관보와 존 도이치 중앙정보국 국장등도 우리 정부의 견해에이해와 동조를 했기 때문에 북한문제는 사과없이는 다른 해법이 없을 것 같다.우리 정부는 마닐라 APEC회의에서도 평소 견지하고 있는 대북 강경방침을 그대로 밀고 나가 미.일.중 등으로 부터 협조를 얻어낼 계획이다. 북한은 사과하고 동참하는 길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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