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삶 개척할 [공간]마련을"
3년전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그룹산하 제일모직대구공장 총무과장이었던 김원주씨(53). 그러나지금 김씨의 명함에는 정원유통 사장이란 직함이 박혀있다. 갤럭시카디날, 빈폴등 대백프라자내총40여평의 4개 의류매장이 김씨의 새로운 늦깎이 일터.
평범한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마치고 싶어하던 김씨에게 당시 새로이 선보인 소사장제도 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삼성자동차가 대구에 오면 설립요원으로 회사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슴속에담고있던 김씨에게 회사측은 차려주는 매장에 나가서 장사 를 하라고 강권했다. 전사원 할인쿠폰 판매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이 소사장후보 적격자로 선정된 이유. 장사쪽으로 내몰린 처음엔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어차피 굴복할수밖에 없는것이 월급쟁이의 비애.
장사라는 것을 어깨너머로조차도 보지못한 김씨는 업무의 흐름은 물론 물류메커니즘, 종업원 다루는 법등을 전혀 몰라 끝까지 버티지 못한 자신을 2년동안이나 자책했다. 그러나 3년째 접어들면서 그간 경험과 독학으로 익혀온 고객관리, 판매관리, 종업원관리등에 눈이 뜨이면서 서서히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금년 상반기 매출액 13억원. 경기탓에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매출도 안정을 유지하고있다. 장사에 자신이 붙으면서 까닭없는 자괴감때문에 친구들조차 만나기 싫어지던 슬럼프를벗어났다.
지난해 은행지점장으로 명예퇴직한 이모씨(53). 서무부에서 어깨너머로 봐둔 건설사업을 시작해재빠르게 뿌리를 내려가고있다. 역시 금융기관 지점장에서 중도하차한 성모씨(52)도 관광업체 대표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있다.
그러나 정착에 성공한 이들과는 달리 최근의 대량감원, 명예퇴직 바람으로 물러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일터를 찾지못해 자신의 무능력, 허탈,배신감만 곱씹고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를 공원과 대낮 극장가로 내모는 감량경영 바람과 관련 계명대경영과 최만기교수는 최후의 수단인 감원이 불황극복의 첫머리에 마구 휘둘러지는 현재의 상황에 문제가 없지않다 고 말했다.최교수는 폭스바겐사에서는 93년 지속된 매출감소와 누적된 적자로 3만8천명을 감원해야할 위기에 처했으나 탄력적 작업모델로 위기를 극복했으며 BMW사와 제록스사는 2교대근무와 재택근무확대로 대량감원 사태를 막았다 고 밝혔다.
또 경영이 어려우면 노사대화를 통해 임금을 동결하고 감원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모색해야하는것이 순리인데도 이같은 과정이 완전히 생략된것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노사대화가 설득력을갖기 위해서는 경영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하는것은 물론이다.
대구상의 채문식조사부장은 경륜은 있으나 자본이 적은 사람들이 새로운 자영업을 개척할수있도록 창업인큐베이터 제도등이 확충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감원의 대상이 주로 대기업의 과장,부장등 중간관리층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륜과 노하우를 활용할수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대기업에서는 감원바람이 불어도 중소기업에서는 막상 사람을 구하려면 적임자가 없어 애를 먹고있다. 퇴직자들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습득한 노하우를 중소기업에서 활용할수 있도록 중간관리층 취업정보센터,취업박람회등을 활성화시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장치가 지역에도필요한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지난 7월말 노동부가 서울 경영자총협회 건물에 개설한 고급인력정보센터에는 구직자와 구인자(기업)들의 발걸음이 끊기지않고 있다. 지난 8월말현재 등록실적은 구직자 1천33명,구인기업 3백76개업체. 본격 알선서비스 1주일만에 구직자중 8백여명이 새직장 상담을 받았고 7명은 이미 새직장을 얻었다.
노총대구지역본부 김경조의장은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실업급여지급도 정부가 특별기금을 조성,수혜범위와 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보화시대에 어울리지않는 대학의 학과별 정원등 정부의 인력수급정책 부재도 최근 감원바람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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