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민당 몰락 초읽기

입력 1996-09-19 14:39:00

냉전시대 일본 제1야당으로서 비록 정권을 잡지는 못했으나 오랫동안 나름대로 보수여당 자민당을 견제해 왔던 사민당(구 사회당)이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분열됨으로써 몰락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제가 무너지면서 1945년 창당된뒤 좌.우파 분열을 거쳐 55년 다시 통합된 다음 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 파문으로 민사당이 떨어져 나간뒤 최대의 위기를 맞은것이다.

그러나 이번 분열은 사실상 사민당의 몰락을 의미하고 있는 점에서 일본 정계의 총보수화를 더욱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정계는 현 연립제1여당인 자민당과 자민당에서 떨어져나온 신진당이 야당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신보수 기치를 내걸면서 사실상 보수 일색으로 변해 왔다.

다만 사회당과 사키가케가 민주.리버럴 세력의 결집을 꾀하면서 보수에 반대하는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으나 사회당의 몰락으로 이른바 자민-신진이라는 보수축에 맞서는 제3극 세력은 바람앞의 등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당의 분열은 전당대회에서 결정된 신당 결성방침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집행부가뒤엎으면서 자초한 응보(應報)라는 것이 정계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무라야마 내각에 이어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내각에서 여당 노릇을 하면서 단맛에 젖어총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소비세 인상 등 과거 사민당이 유권자들에게 인기를끌었던 정책들을 차례로 버린데 큰 원인이 있다.

더구나 사민당측은 전당대회가 집행부에 광범위한 외부세력 영입을 통한 신당결성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키가케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간사와 간 나오토(菅直人) 후생상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에 무임승차하려다 그만 문전축객을 당한 셈이 됐다.

사민당은 지난 13일 간사회의를 열어 중의원이 통째로 민주당으로 옮겨가되 참의원과 지방의원은그대로 사민당 간판을 쓰는 분당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는 사민당 의원들이 통째로 합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설사 민주당에 들어오더라도 공천을 보장하지는 않겠다며 선별 원칙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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