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間데스크

입력 1996-08-07 00:00:00

"금메달 지상주의"

꼭 금메달이어야만 하는가. 이번 올림픽 기간동안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현상은 예년과 다를바 없다.

대통령의 축전도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주어지는것을 보면 우리국민 모두가 금메달지상주의란 병에 단단히 걸려있는것 같다.

한국선수들이 지나치게 금메달에만 집착한 나머지 값지고 귀한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고도 침통해하고 울분을 터뜨린다. 국내언론들도 금메달을 못딴 선수들을 매도하기 일쑤다. 많은 외국취재진들이나 관광객들도 이같은 현상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중압감이 되레 역작용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할 선수들에게 이같은 중압감이 오히려 역작용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거친 매너와 비신사적인 행위가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끌어내리고 한국인의 명예에 흠집을 냈다.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국가에서 지급되는 장려금이나 연금등 각종 보상금도 메달색깔에 따라 너무 차이가 나는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향토출신으로 남자높이뛰기에서 결선에 올라 8위를 차지한 이진택선수는 비록 자신의 최고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큰수확이었다. 남자체조 뜀틀에서 여홍철선수의 은메달이나 여자하키, 여자핸드볼, 마라톤 이봉주선수의 은메달도 금메달 못지않게 값진 땀의 결실이라 아니할수 없다.이같은 종목들은 야구나 농구, 배구등 인기종목도 아니다. 더욱이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고있는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좋은 성적을 올리기는 커녕 음주추태까지 부려 한국팀의 위신을 실추시킨것은 너무 대조적인 현상이다.

은, 동메달에도 찬사를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은 전체 26개 정식종목중 15개 종목에 4백28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양궁, 배드민턴, 유도등 일부종목에서 메달을 따냈을뿐 육상과 수영, 체조등 기본종목에서는 여전히정상과는 큰 거리를 보여 당초 목표에 미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우리처럼 금메달로 순위를 매기는데 집착하지 않고있다. 금, 은, 동메달의총합계를 순위로 매기지않고 나열하고 있으며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있다.

올림픽에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할 대목은 몇등을 차지하느냐는 당장의 결과보다는 선수층의저변확대와 국민체육 진흥과 스포츠 시설투자등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정책추진이다.인기종목에만 집착하지 않고 육상과 수영, 체조등 기본종목은 물론 생활체육의 확대등 스포츠의저변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활체육 진흥 절실

우리는 서울올림픽등 대규모 체육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때마다 스포츠의 저변확대와 육상등 기본종목의 육성을 강조해왔으나 구두선에 그쳤다.

학교체육을 개선하기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의 전환도 시급한 과제이다. 학교체육시설과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아야한다.

스포츠는 메달을 따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온 국민이 즐기고 건강을 다지는 방편이 되도록 정책전환을 해야한다. 한국스포츠는 과감한 투자와 시설개선으로 체육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국민 의식도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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