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生簿가 안 되려면..."
子路가 어느 날 孔子에게 물었다. 선생님, 저희가 마땅히 가서 처리해야 할 일을 알았을 때는 즉각 가서 처리하는 것이 옳습니까?공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부친이나 형님이 계실때는 먼저 가서 여쭈어야 한다. 듣자마자 바로 가서 처리하는 것은 불가하다
나중 그의 다른 제자인 再求 역시 똑같은 문제를 들고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했을때 孔子의 대답은 마땅히 즉각 가서 처리해야 한다 였다. 이에 또 다른 제자인 公西華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물었다. 똑같은 문제에 대해 선생님은 왜 두개의 대답을 가르치십니까?
孔子는 子路는 그 성격이 너무 조급해 천천히 가서 일을 처리하라고 가르쳤으며 再求는 또 성격이 너무 느리기 때문에 즉각 가라고 이른 것이다 고 했다. 교육이 지녀야 할 분별이 이상의 師弟문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탁상행정 불신 가중
교육부가 가뜩이나 중.고생들에게 終生簿 로 불리는 종합생활기록부인 綜生簿제도를 일률적으로시행해 놓고 또 다시 한달만에 바꾼다고 한다.
절대평가를 바탕으로 한 종생부 제도가 도입된 후 일선학교의 성적인플레 현상을 막기 위해 상대평가인 1백등급 석차백분율 산정 방식으로 바꾼 것이 지난 6월말이다. 말도 어려운 1백등급인지뭔지 때문에 일선교사들은 성적처리 업무에 매달려 본업인 교과연구는 뒷전이 된지 오래고 동점자를 1%%이내로 줄이기 위해 각종 궁리를 하는가 하면 학생은 학생대로 교육개혁 때문에 석차에손해를 보고 있다고 나라전체에 대한 불신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
간단히 말해 현재의 종생부란 것은 교육개혁 이전의 15등급 내신제를 골치 아프게 1백등급으로악화시킨 것에 다름아니다.
모든 것이 탁상행정에서 비롯됐음을 교육당무자들이 조금이라도 인정한다면 그래도 개선안 마련때는 일선교사들을 직접 참여시켜 고칠 것은 확실하게 고쳐야 마땅하다. 문민정부의 교육개혁안이란 것이 상고시대의 성질 급한 아이, 느린 아이를 가려 가르치는 것과 같은 분별도 없이 획일적으로 뒤집는 것만 능사로 한다면 개혁을 위한 개혁이란 비판을 들어도 달리 할말이 없게 된다.일선교사 참여해야
본시 종생부는 학생들의 성적과 활동을 종합평가하고 기록하는 일선교사들의 평가기능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다.
교육당무자들이 이론이 모자랄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현실은 발을 구두에다 맞추는 격이다. 중국의 국민당정권이 대륙에 있을때 그 각료들의 다수가 미국대학의 석사 또는 박사출신이었다. 애초부터 이론이 모자라 지금 대만으로 옮겨온 것이 아니다.
시험을 치르던 중학교 3학년짜리 여자아이가 출산을 했다해서 각급학교의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등 온 나라가 법석을 떤지가 바로 얼마전이다.
그러나 시정의 여론은 성교육이 부족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 사회의 직.간접 폭력에 있다는 것이다.
요즘의 중.고생들은 학교에서 가르칠만한 성교육내용 정도는 다 아는것 이라고 대답한다. 그 보다는 성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직접적인 성폭력, 비디오방을 비롯한 TV등 공중파의 선정적인 각종프로그램, 스포츠지, 주간연예지등이 자정능력을 잃고 돌아가는 판에 무슨 수로 아이들만 순결교육을 시키나.
더욱 이해못할 일은 비디오방은 남녀학생이 같이 오건 말건 3만원만 내면 호젓한 자리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는데도 그 흔한 일제단속 벌였다는 소식도 듣기 어렵다.행정력도 겉도는가.
백년 걸려도 늦지않다
시집을 갔든지 안 갔든지간에 여자에게 섹시하다 는 말이 최고의 찬사라는 여자상대 여론조사결과가 나오는 판에 고교 순결교육이란 것이 얼마나 효험을 볼지 알수 없는 노릇이다.세상이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망칙하다 는 말은 아예 없어지지 않을는지. 그나마 두번째 여중생출산사건이 났을땐 단 한번의 언론보도로 끝이다.
개혁중에서도 교육분야는 백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종생부든 성교육이든 평지풍파가 안 된다는확신이 설 때까지 끊임없는 실험정신의 발휘가 먼저다. 그 다음에는 여론에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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