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기술지도원 요한 슈미드씨

입력 1996-07-16 00:00:00

"한국 철강 세계최고 될 것"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는 파란눈의 이방인들. 이들은 대부분 슈퍼바이저 라는 약간은 생소한 이름으로 불리는 기술지도원이다. 새로 개발된 첨단기계의 올바른 사용법과 선진기술을 한국 근로자들에게 전수해주는 것이 주업무다. 현재 철강공단에는 모두 1백명 가량의각국 슈퍼바이저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중 지금까지 10차례 정도의 방한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포철 스테인리스 2제강공장 소장 오스트리아인 요한슈미드씨(52). 세계 최고 철강설비 메이커인 오스트리아 베스트알피네社 소속으로 지난 91년 업무차 잠시 들렀다가 만난 한국인 아내(이화숙씨)와 결혼, 4세된 딸 요한나를 두고 있는 슈미드씨는 자칭 반쪽 한국인이다. 으레껏 하는 말이 아니라 한국 근로자들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열정과 의욕이 보입니다.이같은 열의는 조만간 한국을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슈미드씨는 25년만에 세계 2, 3위 수준에 오른 한국철강산업 이면에는 손짓 발짓까지 섞어가며 한가지 기술이라도 더 배우려는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깔려있음을 쉽게 알수 있다고 말했다.슈미드씨는 그러나 한국철강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단점은 上位지향적 업무태도. 실무진에서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인데도 사장을 찾거나 부장.이사등 상급자에게 물어보고 처리하겠다는등의 태도는 업무의 신속성과 순발력을 떨어뜨리는 직접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또 상호간 대화부족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동료 기술지도원 30여명이 사는 포항시 동해면 아파트 옥상에 오스트리아 국기를 꽂고 생맥주제조기등을 설치, 아담한 야외파티장을 꾸며 향수를 달랜다고.

한국서 사귄 아내와 91년 오스트리아에서 결혼했으며 딸 요한나는 인도네시아에서 출생, 세식구모두의 출생지가 달라 부부간 대화는 영어로, 부녀간 대화는 독일어로, 모녀간 대화는 한국어로한다는 슈미드씨는 자신이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국제화 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며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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