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자체시대 달라진 지역문학 위상, 서울문학지서 첫조명 관심

입력 1995-12-01 08:00:00

서울 중심의 문학틀이 서울의 유수 문학지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계간문학지인'실천문학' 겨울호가 서울 문학지로는 전례없이 지자제 본격 실시 이후 달라진 지역 문학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특집기획 '지방자치 시대, 지역 문학을 다시 본다'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문학평론가 최원식씨는 '지방을 보는 눈'에서 서울의 이해조·염상섭·심훈·박태원, 함경도의 김동환, 평안도의 김소월, 전라도의 채만식, 강원도의김유정, 경기도의 홍명희등을 예로 들면서 그들이 특정한 공간을 놀라운 구체성으로 복원함으로써 우리 근대문학의 영토를 찬란하게 일궜다며 그들의문학은 지방문학을 넘어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한 재보가 됐다고 지적했다.최씨는 우리 근대 문학의 역사란 문학적 전통 속으로의 지방의 계속적 참여과정이었다며 김정한의 낙동강, 신동엽의 금강, 신경림의 남한강, 박경리의악양, 김지하의 남도, 황석영의 황해도, 이문구의 관촌, 현기영의 제주도등을 들었다.문학평론가 이강은씨(경북대 독문과 교수)는 '지역문학론의 개념적 역설과현실적 긴장'에서 지역문학론의 부정적 요소로 외형적 성장주의로 귀결될 수있는 발전지상주의와 타 지역과의 경쟁적 우수성 확보라는 논리로 치달을 수있는 향토주의를 들었다. 이씨는 지역문학이 감당하고 적극적으로 통과해야할 점은 봉건적 요소들과 보수적 요소들과 자유주의적 요소들, 진보적 요소들이 혼재된 현실적 조건 속에서 지방적 느슨함을 떨쳐내고 활기를 띤 문학운동을 쟁취해내는 역량의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소설가 손춘익씨는 '지역 문학의 현실과 전망-포항'에서 독자와 필진등 지식인층의 맹목적인 서울추종등 천민적 열등의식이 극복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지역 문화나 지역문학의 뿌리내림은 요원하다고 지적한 후 지자제 지도자들의 문학에 대한 의식 변화와 지역 문학인들의 '문학정신'의 회복을 강조했다.

시인 김용락씨는 '지역 문학에 대해서'에서 지역 문학 논의는 중앙집권적인 문학 권력을 분산시켜 지역 문인들이 더 능동적으로 문학 활동을 하는 하나의 계기라며, 이같은 논의를 통해 지역 문인이라는 불필요한 피해 의식을없애는데 도움을 주고 또 지역 실정에 맞는 문학 매체를 창출해 지역 문인들이 애정을 갖고 운영하는 방안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대구에서 발행되는 문학계간지'사람의 문학' 편집위원인 김씨는 지역 문학잡지 운영의 어려움으로 역량을 가진 필진 부족으로 수준있는 기획을 못하는 점과 서울의 대형서점과 서적총판등의 취급 거절등을 들었다. 서울 출신지역 대학 교수의 원고 청탁 거절등으로 인한 당초의 진보·문학적 이념으로부터의 대폭 후퇴 사정도 밝혔다. 그러나 미등단 문학애호가들의 열띤 호응등 문학의 대중화라는 명제와 결부해 적극적인 의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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