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환경파괴 지역주민 피해 우려

입력 1995-11-25 08:00:00

지난 10월9일 경북도지사는 내년도 주요사업 추진방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방세수 증대를 위해 문경과 봉화, 울진등에 빠르면 내년부터 골프장을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환경친화적인 도시건설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노력이 각국마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때에 수익사업측면에서 골프장유치를 먼저 거론하는것은 우리가 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배에 구멍을 뚫는것과 같다. 지금 우리가필요한 것은 골프장이 아니라 한그루의 나무이다.

지난 60년 70년대 개발 최우선 정책에밀려 망가질대로 망가졌다가 최근몇년사이 환경보호 분위기속에서 그나마 회생조짐을 보이던 우리의 자연이또다시 무분별한 개발로 벼랑끝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공원이나 산림을 자손만대 보존하고 그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연친화적 인성을 심어주는 공간으로 여기지않고 어떻게 하든 돈벌이가 되는 개발대상으로 만들어보자는 과거의 환경관이 남아 있는한 우리의 자연은 언제든지 황폐화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을 수반하는 지역개발에 대한 요구가 자치와 주민복지의 명분으로면죄부를 받을수는 없다.

지난 91년에 일어났던 경기도 용인군의 대규모 산사태와 수해로 수많은 주민이 피해를 입었던 것은 바로 그지역에 건설되었던 수십개의 골프장이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히말라야의 치코라는 마을에 거대한 공장이 설립된후 처음에는 소득향상을 기대했던 주민들이 식수고갈등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노출되자 동네주민들 중심으로 벌목을 못하게나무를 끌어 안는 운동을벌여 마을을 지켰다는 인도의 치코운동은 유명한 일화이다.골프장을 건설함으로써 지역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명목도 전혀 타당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방화시대에 지역경제 개발의 개념과 형식은 명백히 전환되어야 한다.

지역의 자연과 인적, 물적자원을 바탕으로 하여 지역사회로 편익이 되돌려질수 있는 개발모형이 모색되어야지 엄청난 환경파괴를 몰고오는 골프장을건설한다는 것은 주민들을 설득할만한 것이 못된다.

배원연(대구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감시단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