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08-17 08:00:00

▲가뭄에 논물싸움은 4촌도 이웃도 없다. 물은 생명줄이기 때문에 그런 싸움을 나쁘게 생각지 않고 이해하는게 우리네 정서다. 물대기싸움이 아무리치열했더라도 지나고 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듯 감정을 끼지 않는다. 그리고는 다시 물줄기의 상류로부터 합의된 관개질서가 회복되는 것이다. ▲물문제에관한한 낙동강상하류에 있는 대구·경북·부산·경남지역주민들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논물대기의 이치속에 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상류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사용한 물을 하류에서 다시 사용하는데지장이 없어야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상하류의 모든 주민들이 이 물을 이용하는 원칙에 대한 합의도 필요한 것이다. ▲최근 대구시가 낙동강변에 위천공단조성방침을 정하자 부산지역주민들이 수질오염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대구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페놀오염사태의 충격을 겪은 대구시민들은 상류의 오염이 어떻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능하면 낙동강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행동은 하지않으려는 심정이다. ▲그러나 대구시민은 낙동강오염도 막아야 하고 전국최하위의 경제도 살려야 하는 이중고를 지고 있다. 위천공단은 그같은 고육책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만큼 부산지역주민들도 이런 입장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주민의 대표인 부산시장을 두고 부산시민들이 직접 대구시청앞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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