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악몽' 민자내홍 위험수위

입력 1995-07-28 22:26:00

요즘 민자당이 뒤숭숭하다. 6.27지방선거참패때문이다. 지금 당내에는 지도체제개편과 개혁방향을 놓고 계파별로 심각한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문제는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싸움은 더욱 노골화되고있다. 당한 쪽에서는 당풍쇄신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또 일각에선 탈당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같은 혼란의 증폭과 진화는 김영삼대통령이 귀국후결심여부에 달렸다.민자당이 본격적으로 술렁이기 시작한 계기는 26일 민자당부설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의 내부보고서유출파문과 당정세분석위의 건의,이만섭전국회의장의 당풍쇄신서명운동이다.

여의도연구소는 여당내 금기사항인 현철씨문제까지 간접 거론,민주계의 반발을 산데 비해 민정계로부터는 '옳은 얘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당정세분석위의건의내용도 민정계시각을 대변했다.

이런와중에 이전의장의 당풍쇄신서명운동도 당지도부를 곤경에 빠지게했다. 그는 김영삼대통령의 통치스타일변화와 민의수렴을 위한 당내민주화등을요구하면서 1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이전의장은 "민자당이 변할수 있는 마지막기회"라고 역설,당의 변화가 없을 경우 당을 떠날 결심까지 한 인상이다. 당풍쇄신그룹에는 권익현 김정남최재욱 남재두 김상구 허화평 안무혁 김길홍 유흥수 성무용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실제로 당을 이탈하려는 의원들도 수면하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민련입당그룹,무소속출마그룹,독자보수신당및 결사체추진그룹 등으로 나눌수 있는데 대략 30명정도수준이라는 관측들.현재 관심을 끄는 것은 보수신당및 결사체를 만들려는 그룹으로 이들중 일부는 당풍쇄신파에도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이다. 원류는 지난연말 정석모 박준병 안무혁 구자춘 김영광 조부영 김상구 김정남 곽정출의원등28명정도가 참여,추진키로 한 보수파의원모임이다.

이들중 아직 민자당에 있는 의원들은 동조세력을 규합,10월쯤 집단탈당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물론 김대통령의 임기반환점인 8월25일쯤 단행될 국정기조의 변화정도를 보고 결행할 생각들이다. 경북출신의원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이다.

당내에서 가장 불거지고 있는 것은 선거참패이후 수습책을 둘러싼 심각한노선투쟁이다. 새정부이후 이렇게 내부적으로 격렬한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통치스타일변화와 개혁조치보완,그리고 민정계우대를 요구하는 민정계와 지속적인 개혁추진과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외치는 민주계 핵심그룹간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민주계일부중진및 소장파, 그리고 청와대비서진등은 최근 보수회귀기류의당내흐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의식때문이다. 민주계의 한 초선의원은 "금융및 토지실명제보완은 결국 개혁의 후퇴내지 부정으로이어진다"면서 심지어 "이대로 가면 임기중반에 사실상 권력을 넘겨주는 상황이 된다"고까지 말했다.

이들은 중단없는 개혁과 세대교체를 통해 민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있다. 정부불만의 원인을 개혁의 실종으로 잡고 있다. 민정,민주계의 동거체제로는 개혁추진이 어렵다고 보고 새로운 개혁주체세력형성을 도모해야 하며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세대교체깃발이라는 논리이다. 이과정에서 야권세력과도 연대를 해야하며 5,6공세력등 구여권인사들의 이탈은 불가피하다는것이다. 시기가 문제이지 조만간 정치판을 새로 짜야한다는 주장까지 펴고있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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