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구에도 채권위조단

입력 1995-07-14 08:00:00

채권전문위조단이 대구에서 검거됐다. 대구지검은 13일 1백만원짜리 대구시지하철 공채 9억1천2백만원(9백12장)어치를 위조해 시중에 유통시킨 전문위조단 일당6명을 적발, 4명을 구속하고 2명을 수배했다. 일당중에는 위조전과자도 포함돼 있어 진짜와 식별이 거의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고 한다.컬러복사기의 등장과 함께 화폐 수표등 유가증권의 위조가 크게 늘어나고이에 따른 예방책에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 전문위조단이 적발되어충격이 더하다. 위조수표유통으로 은행이용객들 사이에 수표기피증이 전염되기도 했으며 일본정부에서 발행한 가짜채권이 국내에서 유통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위조유가증권의 대량유통은 전세계를 비롯해 우리주변에도항상 가능성을 보여 첨단기술의 발달로 인한 새로운 부작용으로 등장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위조지폐범이 연간 2천여명이 검거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2백마르크짜리 새화폐가 나온지 며칠도 안돼 복사기 위폐가 나돌아 비상이 걸렸다. 복사기술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달러화뿐만아니라 엔화 마권 수입인지심지어 주차허가증까지 나돌아 정부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유가증권은 물론 주차권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증까지 위조가 성행하고 있다. 이와같이 각종 위조범이 빈발하는 것은 첨단복사기와 복사기술의 발달에다 위조를 통해 떼돈을 벌어보자는 심리가 복합된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문제는 유가증권등의 위조로 신용사회의 붕괴와 함께금융혼란이 우려되는 것이다.

이번 대구에서 적발된대구시 지하철 채권위조단의 경우 1차로 9백12장을유통시키고 2차로 9억5천만원상당을 유통시키려다 보증한 은행지점장의 인사이동으로 사용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구중심가에서 5천만원의 자금까지 들여 첨단장비로 채권을 위조하다가 주위의 낌새가 이상하자 한적한 시골로 그 장소를 옮겨 위조채권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이 만든 위조채권은 사채업자들에 의해 은행이나 신용금고등에서 전혀의심없이 받아들여질 정도여서 일반인은 거의 식별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범인들의 치밀한 범죄수법으로 봐 검거되지 않았을 경우 많은 위조채권이 유통될 수 있었으며 또다른 위조 유가증권도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와같은 위조단이 이들 외에도 얼마든지 있을수 있으며 현재도 어느곳에서 위조하고 있는지 모른다.

전문 위조범들은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로 검거돼야 하며 유가증권의 위조가 불가능한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위조된 유가증권을 일반인이 봤을때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홍보, 유통을 사전에 막을수 있어야 한다. 가짜가 판을 치는 현사회에서 유가증권마저 믿을 수 없다면 신용사회의 길은 더욱 멀기만 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