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끝내고-'선거후유증'극복해야

입력 1995-07-01 00:00:00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4대 지방 동시 선거가 열전 16일의 막을 내렸다.1만5천여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5천7백여명의 광역 단체장과 의원, 기초 단체장과 의원이 7월1일부터 취임하여 명실공히 34년만에 지방자치시대의막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52년, 56년, 60년 9년간 5.16이전까지 지방자치를 해본 경험이 있고 4년전 전국 2백60개 4천3백여명의 시.군.구 풀뿌리 기초 의회의 문을 열었다.

여기서 우리는 심히 우려하고 짚고 넘어가야할 중대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동.면단위의 기초 의회의 무용론이 바로 그것이다.입은 열고 돈은 묶은 관권, 금권 없는개끗한 선거가 치러졌다고는 하나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이웃간, 혈족간, 동창간반목등 무시할 수 없는 선거후유증 때문이다.

도시보다도 수백년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농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오순도순 살아온 이웃의 정은 선거때문에 무너지고 입후보자뿐만 아니라선거운동원까지 2파3파로 갈라져 원수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입후보자는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듯 한 표라도 더 건지기위해 지연, 학연, 혈연, 사돈의 팔촌까지 총동원하고 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근거없는 흑색선전, 중상모략, 상호비방, 인신공격, 불법, 타락,혼탁은 한때 잠잠하던 지역 감정까지 부추겨 또다시 PK, TK, 핫바지, 지역등권등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지방자치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중앙정치의 축소판, 사색당파, 그 마의지역감정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선거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 참으로두렵고 염려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손바닥 만한 작은 땅덩이를 선거로 인해 동서로 갈라놓고, 이제는 남북으로 보이지 않는 선을 갈라 놓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지만 안으로는 입후보자끼리, 지지자가 다른 이웃끼리 심한 갈등과 반목으로 갈라 놓았다.벌써 상대고발과 선거법 위반으로 1천9백여명이 적발되어 90여명이 구속되고 9백60여명이 불구속입건되어 있으며,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과거와는 달리당국의 공명선거의 강한 의지에 따라 낙선자의 소송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에 가깝게 지내오던 이웃끼리 법적 대응조짐마저 없지 않다.앞으로 행정이나 의정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모처럼 이루어 놓은 지방자치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할 것이다.우리는 이제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어떤 경기에도 승자나 패자는 있기 마련이다.

스포츠 정신으로 승자와 패자의 화합과 전진이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고,하루 빨리 옛날의 이웃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송일호(중구선관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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