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박영봉)-우리의 이웃 일본

입력 1995-06-13 08:00:00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올해로서 꼭 반세기다.일본이 '대공아공영권'이라는 맹랑한 기치아래 시작한 이른바 대동아전쟁은우리 민족을 말할수 없는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일본은 결국 무모한 전쟁에서패망하고 우리는 해방되었지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그들과 통일조차하지 못한우리를 비교해보면 우리는 아직도 완전한 해방을 이루지못한 셈이다. 뿐만아니라 짧지 않는 시간이 흘렀음에도우리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누군가 자꾸만 상처를 덧들이고 있는 것이다.

전후에 일본은 평화헌법을 제정, 중립4국을 자처하며 부전결의를 했지만 그결의는 날로 퇴색해 급기야 군사대국으로 성장했다. 일본이 자신의 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우리가 말릴 수는 물론 없다. 다만, 일본의오만한 태도와 군사대국화가 우리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와타나베의 망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드높았다시피 종전 후 전쟁의 책임과 관련하여 일본의 역대 정권이 표명한 사과 발언을 보면그들이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일본의 국민성 연구로 유명한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 여사가 자신의 저서 '국화와 칼'에서도 지적했듯이 일본은 서로 모순되는 경향을 개인이, 그리고 일본 민족전체가 집단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 상냥한 인사성 뒷면에는 닌자의 잔인함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의 망언에 신경쓰고, 그들의 사죄에 연연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일본은 반세기 전 '아시아 해방'이라는 명분아래 전쟁을 일으켰듯이 앞으로 언젠가는 또다시 아시아의 맹주로 나서려고 할것이다. 아니, 벌써 그런 꿈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광복 5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모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영남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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