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대-마지막선택-황사 진원지를 찾아

입력 1995-04-08 08:00:00

신강성 위구르자치구의 성도 우루무치(오로목재). 중국 최대의 성구(성및 자치구) 중심답게 활기차다. 석유특수에다 때맞춰 불어닥친 개방풍이 딱 맞아떨어지고있다. 지척의 타클라마칸 사막으로부터 불어오는 모래바람은 바람도아닐만큼 개방바람이 드세다. 지구상에서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얼마전까지만해도 중국의 오지로 푸대접 받던곳이 어느틈에 중국인들이 상전벽해를실감할수 있는 가장 좋은 현장이 되어버렸다.그렇지만 신강은 봄마다 매캐한듯 희뿌연 황사바람을 한반도에 퍼붓는 진원지다. 몽고의 고비사막에서 시작하는 황사와 함께 한반도를 괴롭힌다. 그 바람속에는 중금속이 다량 포함, 산성비를 내리게하는등 막대한 피해를 준다.멀리는 하와이까지 날아간다는 황사를 추적하기란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황사의 진원지를 취재하기 위해서는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가야한다. 지구의처마라는 타클라마칸 사막은 또한 사막화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어서 지구환경의 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신강생물사막연구소의길치혜씨(52·여)가 한사코 동행을 주장했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지금 석유의 발견으로 중국 당국이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그래서 동해하지 않으면접근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지난 2년간 사막생물을 연구한 길씨와 위구르 운전기사 체이(51)의 고물 랜드크루즈를 타고 향한 타클라마칸 사막은의외로 처음부터 강한 저항을 보이고 있었다.

우루무치에서 사막은 7백여 km. 포도의 도시 투루판(토로번) 입구에서 서쪽방향의 314번 공로를 따라 만나는 삼거리가 백양하. 여기에 타클라마칸사막을 알리는 낡고 알아보기 힘든 대형 간판이 사막의 모래바람에 시달린채 서있다. 벌써 2백여 km를 달렸지만 시간은 5시간이 더 소요됐다. 고물차에다열악한 도로사정이 사막으로 행하는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백양하에서 꼭 80km의 거리. 갑자기 천지를 옥죄는듯한 바싹마른 협곡이 시작된다. 지명조차 건협-마른 계곡이다. 양쪽으로 늘어선 야트막한 산등성이는 이미 사막화가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었다. 바싹 마른 산맥들은 맥을 거의잃어버린채 계속 남하를 거듭하고 있을 뿐이었다. 계곡의 길이는 자그만치50km. 이 계곡이 끝나자 곧 이어 두번째 계곡이 다시 시작된다. 그것도 장장적지않은 20km. 지구환경을 좀먹듯이 뭉개고있는 이런 모습을 운전기사는 장관이라고 표현하고있었다. 마치 거대한 환상의 돌산과 모래산같다. 그 사이로 비집듯 뚫린 길에도 개방풍의 여파는 몰아치고 있다. 어디서 출발한 트럭인지 한결같이 쓰러질듯한 고물트럭은 산더미처럼 쌓은 화물들을 싣고 마른계곡을 지나 우루무치로 향하고 있었다. 곳곳에 골짝으로 뒤집힌 트럭들이눈에 띈다.

건협의 끝부터는 또 고비(Gobi)가 시작된다. 고비는 마치 웅대한 타클라마칸사막을 알리는 전초병같다. 황량하고 바싹 말라있다. 길씨는 지금부터 허허로운 저 벌판들을 잘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가 황사의 진원지라고 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난 황사의 진원지는 거센바람만 내보이고 있었다.

그러자 저 멀리서 먼지 회오리가 조그맣게 일더니 한 순간 그것은 기둥으로변해 하늘로 솟구친다. 황사기둥이다. 길씨는 자신이 이곳서 일할때는 1백m짜리 모래기둥을 자주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보통 폭은 40m안팎이 대부분이며 높이 또한 80여m에 이르는것도 목격하기는 별로 어렵지 않다고 했다.이 기둥이 지상 1~3km 높이에서 제트기류같은 저기압의 강한 상승기류로 변해 한반도와 일본을 덮친다. 덮칠때는 중국의 동해안 공업지대서 뿜어내는온갖 화학물질을 싣고 있다. 그래서 황사는 무서운 공해가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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