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민자연행 저울질 당내분…'각개약진'가능성도

입력 1995-03-28 00:00:00

27일 신민당이 김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킴에 따라 신민당과 민주당간의 야권통합논의가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고 할수 있다.김대표의 지지세를 보더라도 일단 신민당내의 민주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대의원들의 뜻이 더 많이 반영된 것만은 분명하다. 김대표를 지지한 대의원들의 대부분은 호남, 서울출신들이었다. 물론 대구경북출신 대의원들도 포함돼있지만 김대표가 경선과정을 통해 민주당과의 통합의사를 더 강하게 비쳤기때문이다.그렇다고 김대표가 직접 민주당과의 직접적인 통합을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지난 24일 민주당의 이기택총재가 "김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신민당과 통합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양순직 한영수의원등 충청권 출신인사들이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과의 통합보다는 자민련과의통합에 더 적극적일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발언인 듯하다.이같은 분위기와 현실을 반영, 김대표도 대표당선인사말에서 "동서화합과 야권통합을 이룩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다분히 호남권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그러나 특정정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민주당과 자민련등 야권정당들 모두를 통합의 대상이라고 밝힌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일편단심 민주당 편애에서 자민련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양다리전법'을 구사한 것이다. 사실 대표경선 과정등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김대표측은 민주당의 이총재는 물론 자민련의 김종필창당준비위명예위원장등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있다. 또 일각에서는 김대표가 대구경북출신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무시하지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전대전 그가 자민련에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다는점등을 들어 민주당과의 일방거래는 없을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한다.또한 신민당 구성원들의 출신지역과 함께 각기 다른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민주당과의 일방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의원들의 의사와는달리 개별적으로 정치적인 이해가 상반되는 현역의원들의 입장도 걸림돌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자민련으로 각각 갈려있는 형국이다.

민주당내에서도 8월 전당대회를 대비, 적극적인 통합을 바라는 이총재측과정치이념이나 철학을 문제삼아 정치적인 연대에 그쳐야 한다는 측이 갈려 있는 만큼 통합에 따르는 어려움은 각 당에 상존하고 있다.

때문에 일단 분열을 봉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은 신민당이 야권통합문제를둘러싸고 다시 당내분의 길을 걸어 구성원 각자가 각개약진을 할 가능성도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김복동체제의 신민당이 맞이해야 할 첫번째 정치적인 고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앞으로 신민당이 야권통합과 관련 어떨 길을 걷든 간에 6월 지방선거에 변변한 광역단체장 후보 한사람 내기 어려운 신민당의 현실을 감안할 때민주 자민련등 야권정당들과 함께 연합공천의 형태를 취하는등 반민자연합전선은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은 쉽게 나오고 있다. 〈이동관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