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문고판출간 "의욕"

입력 1995-03-11 00:00:00

최근 출판시장의 침체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출판계 일각에서는 다시 문고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서점가도 80년대 후반 이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앤 문고판 코너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앞으로 지하철이 개통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새롭게 매장 배치를 확대할 태세다.문고판은 70년대엔 상당수 출판사들이 문고판 출간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광범한 독자층도 가졌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소설등 베스트셀러 쪽으로 출판경향이 바뀌면서 저렴한 가격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출판사나 서점측이 점차 외면, 사양길을 걸어왔고 아직 그 여파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출판 시장에 변화가 일면서 생활정보, 교양등을 중심으로 특색있는 문고판 기획을 하는 출판사가 늘고 있는등 영업 전략이 바뀌고 있다.지난 85년 범우에세이문고를 확대해 범우문고를 발간, 1백20권까지 낸 범우사는 최근 121~130권을 내며 의욕적으로 출간 재개에 나섰다. 이번에 나온책들은 '한설야 단편선'(한설야 지음) '유태인의 성공법'(마빈 토케이어)'레디메이드 인생'(채만식) '한글 명심보감'(장기근 ) '조선문화사 서설'(모리스 쿠랑) '역옹패설'(이제현)등으로 다양한 교양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중'조선문화사 서설'은 한국문화 연구의 선구자인 모리스 쿠랑의 '조선서지'의서론 부분만을 따로 번역한 것으로 당시 저자가 찾아볼 수 있었던 조선서적3천8백21부를 교회(교회), 언어, 유교, 문묵(문묵), 의범(의범), 역사서, 기예(기예), 교문(교문), 교통의 9부문으로 나눈 다음, 상세한 서지학적 해설과 문화사적 논평을 가해 한국 문화 연구에 금자탑을 세운 책으로 문고본이기동성있게 대중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둥지는 지난 해 말 생활정보 시리즈 'For Life'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 1백권을 기획하고 있으며 85년부터 발간된 창비교양문고는 소설, 교양물등 현재31권을 내고 있다. 열화당의 '열화당 미술문고'가 종전의 미술문고에서 판형을 바꿔 최근 10권이 새로 나왔으며 대원사에서는 전통 문화유산을 다룬 '빛깔있는 책들'을 꾸준히 내고 있다. 청소년 대상으로는 을유문화사의 '을유라이브러리', 청목출판사의 '그린북스', 범우사의 '사르비아 문고'등이 있으며평화출판사는 등산물만을 다룬 문고본을 내고 있다.

한 출판관계자는 "일본에서 문고판이 강세를 떨치고있는 것이 타산지석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출판사, 서점, 독자 모두가 부박한 출판문화를 벗어나 실속 위주의 저렴하고 휴대하기 쉬운 문고판 서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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