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3당합당으로 막을 내렸던 1노3김(노태우전대통령과 김영삼현대통령,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 김종필전민자당대표)의 4당체제가 5년이 지난 시점에서1노가 빠진 상태로, 약간 '변질된' 다당제로 출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변화는 지역당의 출현이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충청권을 기반으로 할 김전대표의 정당출현이 이뤄질 경우, 호남을 난공불락의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에 이어 또 하나의 지역당 출현을 알리는 현상으로볼수 있다. 여기에 또 대구경북권을 중심으로 일고있는 TK신당의 출현가능성이라는 변수도 있다. 아직 뚜렷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지만반민자정서에 기초한 세력연대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정치연합'이 출현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제 세력간에 小이익주의에 사로 잡힐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연대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어찌됐든 이처럼 TK의 반민자세력이 단일화 할 경우 이는 또다른 지역정당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정당의 지역화는 피할수 없는 흐름이 될 공산도 크다.
여기에 바로 올해가 지방선거의 실시로 열리는 지방화시대의 원년이라는 점도 지역당의 출현배경으로 밑받침이 되고 있다. 어차피 단체장을 뽑게되고어느 때보다 지역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경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뚜렷한 지방색을 바탕으로 한정치지도자들의 지지기반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하지만 아직 언론등 사회일반의 인식은 지역당 출현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4면당파'의 부활이니 '신3김체제'니 하는 갖은 표현이 모두 동원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치권을 30년간 지배해온 3김시대의 종식을 바라는 세대교체의 물결이 정치권을 덮을 것이라는 '이성'에 바탕한 논리도 지역당의 출현에 대한 비판의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사회단체나 재야출신 그리고 학계와 청년층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은 지역주의와 기득권을 깨야한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고 있고 유권자들의 호응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정치현실로 돌아가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성적으로는 세대교체니 지방색타파니 하는 미사여구가 동원되고 있지만 막상 선거결과를 보면 이성보다는 '감성'에 따른 투표의 결과가 더욱뜨렷하게 나타난 것이 우리 정치사이다.
이같은 전철을 다음 선거에서도 그대로 재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민자당에서는 호남지역의 광역단체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은 아예 처음부터 하지않고있다. 김아태재단이사장의 아성을 뚫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다 "김전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여권의 잡음으로 충청권 특히 대전·충남은 반민자로 돌아섰다"거나 "서울과 대구에 이어 대전·충남에서도 지방선거의 승리가어려워졌다"는 비관론까지 나돌고 있다.
전국적인 기반을 가진 민자당이 '지역당'때문에 홍역을 치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연고지역에서 지역당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 하다는 것이 우리정치 현실이자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고 정치수준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서는 "지역당이라고 상대적으로 더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대정당들이 지도자의 입김에 따라 '좌로 갔다 우로 갔다'를 되풀이하는 사당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당 출현을 막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지역의 정서와 정치적인 욕구를 대변할수 있는 정당을 양성화시키는 것이지방화시대에 걸맞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역당이든 전국당이든 아니면 '공단'이든 '사당'이든 중요한 것은 두눈을크게 뜨고 심판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유권자들의 결정만이 정당의 생사를쥐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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