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시대의 부작용

입력 1995-01-17 00:00:00

모든 현상에는 명과 암이 있다고 하지만 첨단기기만큼 그 정도가 뚜렷한 것도 드물다. 최근 컬러복사기로 위조된 10만원권 수표가 대량 유통돼 사회적물의를 일으킨바 있고, 해커가 전세계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컴퓨터망을 상대로 활개를 치는 것도 단적인 예라고 할수 있다.이와 비슷한 성질은 아니지만 VDT(Visual Display Terminal)증후군도 첨단시대가 낳은 또다른 해악이라고 할수 있다. 이 증후군의 증세는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어깨 허리등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루종일 컴퓨터앞에서 작업을 하거나 몇시간이상 앉아 있는 사람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이같은 '신종직업병'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단말기 책상 의자등의 합리적 배치와 함께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작업후 목욕을 한번 해주는게 효율적인 예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주위의 작업현실상 예방법을 일일이 지키는 것도 쉽지않아 이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컴퓨터앞에 자주앉아있는 남자는 딸만 출산한다는 이야기도 연구소, 전산실등의 연구원등에서 조사한 결과를 놓고 볼때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것은 물론 의학적인 보고도 많지 않다.환자들이 평상시에는 참고 견딜수 있을만한 통증인 만큼 그냥 그대로 넘기는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에 비해 훨씬 일찍부터 컴퓨터가 대중화된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각종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신종 컴퓨터병이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텍사스주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제이 블라스 박사는 손목의 신경이 죄어드는 병으로 과거 노인과 여성들에게 발견되던 수근관증후군이 컴퓨터자판을 하루종일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20~4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환자가 자주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근관증후군에 걸리면 손가락 끝이 아프고 손의 감각이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손의 감각이 마비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증세는 교정부목으로 손목을 고정시키고 항염제를 투여하거나 간단한 외과적 수술로 고칠수 있지만 치료를 빨리 받아야 심각한 증세를 막을수 있다는 것이다.선진국에서도 이같은 첨단기기를 통한 부작용에 대해 '사후약방문'격으로 뒤늦게 발견하고 치료할뿐 예방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직 과학은 첨단기기만 발견했을 따름이지 이로인해 인간에게 어느정도의 해악을미칠지에 대해서는 알아낼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로선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서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의 굴레'라고 정의할수 있다. 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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