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세풍-문민경제도 별수 없네

입력 1994-09-08 00:00:00

**세계가 뛰고있다**최근 발표된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과 국제경영개발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미국이 9년만에 1위에 복귀했다는 것은 여러의미에서 우리에게 교훈이 되고있다.

10여년전부터 미국경제가 무역과 국제수지에서 적자를 보이면서 미국경제황혼론이 나왔다. 그때 미국기업들은 좌절한 것이 아니고 리엔지니어링이나 다운사이징으로 대변되는 새경영기법의 도입으로 뼈를 깎는 아픔을 겪으면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왔다.

이에대한 당연한 결과로 미국이 경쟁력에서 1위를 탈환한 것이다.겨우 지난해부터 카이젠(개선)이란 이름으로 새경영기법을 도입한 일본과는경쟁이 될수 없는 것이다. 우리역시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이 결과가 일본은 3위로 우리는 24위로 추락한 것이다.

한 예이지만 제품의 개발정책방향도 미국은 높은 과학수준으로 인해 실수사없다. 차세대TV시장을 결정할 고화질TV개발에서 일본은 이미 10년전부터 아날로그방식으로 연구를 거듭, 이미 제품까지 내놓았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단기간내에는 불가능하리라고 믿었던 디지털방식의 기술상 애로점을 미국이 해결하면서 차세대TV의 국제적 흐름을 일거에 디지털식으로 바꿔놓았다. 일본은 ??년의 세월과 1조엔의 돈을 날린 꼴이됐다.**우리의 경제정책은**

과연 우리의 경제정책과 기업활동은 옳게 가고 있는 것일까. 최근 우리는 우리기업이 세계최초로 2백56MD램반도체를 개발했다는데 긍지를 느끼고 있다.게다가 16MD램등 우리반도체는 수출이 잘돼 단일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백억달러 수출고지를 넘어서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제야 반도체를 세계 일류화 대상품목으로 지정하려고 하고 있다. 앞을 내다보는눈이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 뭔가 정부정책은 미덥지가 못한 것이다. 또 가격파괴라는 미.일의 도깨비를 흉내내어 유통과 경영의 혁신도 없이 공권력으로 값을 내리게하는 허깨비를 만들려하기도 한다.

정부가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하여 계열기업에 대한 출자제한을 순자산의 25%로 낮추려하고 있다. 부의 집중이나 부의 세습을 막기위한 바람직한조치이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간 출자를 제한하는 것은 미국식대중자본주의로 가자는 것이다. 이 구조는 분명 분배나 평등에는 유리하다.그러나 기업간 출자가 용이한 경우는 일본식 법인자본주의가 된다. 이는 성장에 유리한 면이 있다. 지금 우리가 중진국인가 선진국인가. 벌써 분배중심의선진국행세를 하려하는가. 그야말로 언젠가 닥칠지도 모를 통일에 대비하기위해서도 성장은 꼭 필요한데...시기를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닐까.**방향을 잘 잡아야**

지금 우리경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등 모두가대기업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온통 작은 것이 좋다는 중소기업예찬론이쏟아졌지만 그결과 그 반대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과 같은 재벌과의 대결이나 재벌해체시도는 중단되어야한다고 본다.

이제 재벌 그자체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그 여력으로 중소기업에 신경을 써야한다. 중소기업이 재벌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고 협력관계가 보다돈독히 이루어질 수 있게 신경을 쓰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쓰러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런대로 잘하고 있는 재벌과 {싸움}이나 벌일 것인가.그리고 이번 조사에서 나왔듯이 우리경제의 고질인 고비용 저효률의 구조를깨는데 개혁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 사정을 통한 길들이기식 인적구조개선보다는 경제구조자체가 효율성을 가지도록 개혁하는 일이다. 농안법개정에서 보듯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현재도를 바꾸는 것이 개혁이라는 위험한 발상이더이상 나와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이다. 준조세부담이 줄었느냐는 물음에71.4%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 현주소가 나와있는 것이다. 금융 노동 사회간접자본 행정규제등 모든 잘못된 요소가 그대로남아 있는 것이다. 91년이후 매년 계속되는 우리의 국가경쟁력추락이 문민경제가 시작되고도 계속되고 있다면 분명 문민경제에도 잘못이 있음을 인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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